정부, 돈줄 마른 벤처·스타트업에 10.5조 지원
고금리 경기둔화로 벤처스타트업 투자 급감
초기·중기 스타트업에 정책금융 등 지원 집중
고금리와 경기둔화로 돈줄이 마른 벤처와 스타트업에 10조5000억원의 자금이 공급된다. 고사 위기에 처했던 벤처·스타트업에게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위원회는 20일 '혁신 벤처, 스타트업 자금지원 및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출발부터 3년 미만까지 초기성장단계 기업에게 6조1000억원, 3년 이상부터 7년 미만까지 중기성장단계 기업에 1조9000억원, 7년 이상인 후기성장단계 기업에 4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세계 각국의 벤처투자는 감소 중이며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작년 하반기부터 투자 감소세가 지속됐다"고 지원 배경을 설명했다. 벤처투자 투자증감률(전년동기대비)은 지난해 3분기 -38.6%, 4분기 -43.9%, 올해 1분기 -60.3%를 기록한 실정이다.
초기에 특례보증 등 6조1000억원 공급
재무구조가 취약한 1단계 초기 기업의 경우 금리부담이 오르고, 경기둔화로 인해 은행에서 대출받는 게 힘들어지면서 자금 조달을 못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혔다. 이에 따라 총 6조1000억원을 공급해 숨통을 트여준다.
정부는 "바이오, 의료, 게임, 전기, 기계 같은 기술 분야 중심으로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보증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신보는 6000억원 규모의 벤처기업에 대한 특례보증을 신설했다. 기보 역시 5500억원의 특례보증을 해주기로 했는데 대상은 투자가 급감한 업종의 벤처·스타트업·수출중소기업이다. 두 기관 다 보증료도 최대 0.5%포인트 감면해주기로 했다.
엔젤 투자와 지방혁신기업에 대해서도 신보와 기보가 합쳐 600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기업은행은 1000억원 규모 지원을 하는 스타트업 관련 자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밖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만 4조7000억원치의 연구개발비를 첨단산업 분야에 지원하기로 했다.
중기에 성장·운전자금 등 1조9000억원 지원
중기 기업에는 1조9000억원이 투입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3년이상 부터 7년미만인 기업들은 다시 한번 더 성장해야 해서 후속 투자가 필요한데도 자금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신보와 기보가 '성장자금 정책보증'(2000억원)과 '운전자금 정책보증'(1000억원) 방안을 내놨다.
'저금리 벤처 대출 공급'도 확대하기로 했다. 투자유치 기업에 저금리로 대출하되 향후 기업의 신주인수 권한을 획득할 수 있는 제도다. 기존에는 기업은행만 1000억원 규모까지 가능했다. 그런 앞으로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도 500억원까지 소화하도록 했다.
기술 혁신기업이 부도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도 강화했다. 혁신기업의 매출채권을 신보와 기보가 상환청구권 없이 매입하는 '팩토링' 규모를 700억원(기존 1000억원→1700억원) 늘린 것이다. 신보의 매출채권보험도 5000억원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만기도래 펀드에 대한 재투자로, 중기기업의 후속 투자를 촉진하는 '세컨더리 펀드'도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합쳐서 1조원 추가하기로 했다.
후기에 글로벌 진출·인수합병 지원 4000억원 투입
7년 이상 된 후기 기업에는 4000억원이 들어간다. 이들 기업은 인수합병을 원하거나, 신규상장을 통해 자금 회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이에 따라 산은이 3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진출 지원 펀드'를 조성해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인수합병 추진 지원을 위해서 산은과 기은은 컨설팅 및 인수금융에 1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성장단계별로 지원하는 것 외에도 전체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해 정책금융기관이 2조1000억원을 펀드를 조성해 투자하기로 했다. 기은은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목적 펀드에 3년 동안 2조원 이상 출자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 한국증권금융, 금융투자협회가 출자해 코넥스(KONEX·초기 중소기업 주식시장) 상장을 추진하거나 상장기업에 투자하는 '코넥스 스케일업 펀드' 1000억원 더 늘어난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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