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G]외국인 매도에 코스닥 900선 무너져
원화 약세에 외국인 매수세 주춤
코스피와 코스닥이 하루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은 1% 넘게 빠지며 900선이 무너졌다. 외국인이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하면서 지수가 치고 올라갈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최근 단기 상승에 따른 숨고르기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 2570선 아래로…코스닥은 900선 내줘20일 오전 10시30분 기준 코스피는 전일 대비 10.24포인트(0.40%) 내린 2564.84를 기록 중이다. 코스닥은 13.52포인트(1.49%) 하락한 895.68을 기록했다.
기관과 외국인 매도에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405억원, 코스닥시장에서 91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52억원을 사들이고 있으나 코스닥에서는 2965억원을 팔아치웠다.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94억원, 코스닥시장에서 3976억원 사들이며 나홀로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지수 방어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승 기조를 이어가면서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이날 코스피가 약보합권에서 움직이며 낙폭이 제한된 모습을 보이는 반면 코스닥은 1% 넘게 하락하고 있는 것은 외국인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나흘 연속 코스닥에서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일 원·달러 환율이 달러 강세와 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등으로 7.1원 상승한 1325.7원을 기록하는 등 원화 약세 기조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국내 증시에 부담"이라며 "이는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8원 오른 1329.5원에 개장하며 연고점을 경신한 뒤 1320원대 후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3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영국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긴축 우려를 자극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3월 CPI는 지난달 발표된 전년 대비 10.4% 상승에서 소폭 하락한 10.1%를 기록했다. 이는 예상치인 9.8%를 상회한 수치다. 전월 대비로도 0.8% 상승해 예상치 0.5%를 웃돌았다.
영국의 높은 물가가 긴축 우려를 자극하긴 했으나 이는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장 마감 후 역외에서 원·달러 환율 급등, 미국 국채 금리 급등을 유발했던 요인으로 영국발 인플레이션 불안이 지목됐다"면서 "그러나 영국발 인플레이션 상승→미국 등 전세계 인플레이션 상승→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통화긴축 강화→달러 강세,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불안 논리는 단기적인 노이즈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일 Fed가 공개한 경기 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는 제조업 및 서비스업에서 가격 하락 압력이 발생하면서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연구원은 "Fed나 유럽중앙은행(ECB) 등 중앙은행 인사들은 물가 목표치인 2%대를 웃돌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여전히 불안해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긴 하다"면서 "하지만 시장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정적인 주가 민감도가 낮아지는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상정하는 게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단기 상승에 따른 숨고르기 국면 지속 예상개인 수급이 개선되고 있지만 외국인 매도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서 최근 단기 상승에 따른 숨고르기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연구원은 "지난주까지의 단기 상승에 따른 숨고르기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 미국 테슬라 실적 결과 등을 소화해가면서 업종별 차별화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실적 관망심리 등으로 지수가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2500선 후반대에서 방향성을 탐색 중"이라며 "원·달러 환율 상승 전환과 실적에 대한 관망심리가 작용하고 시가총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이차전지 대형주의 주가 흐름이 둔화된 영향"이라고 말했다.
다음주 미국 기술주 실적 발표 이후 지수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 연구원은 "통화정책 변수는 대부분 지수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되며 한국 IT 전방 산업인 미국 기술주 실적 발표로 지수의 방향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향후 업황에 대한 판단과 투자계획이 포인트로, 만약 지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면 개인 및 외국인 수급 유입에 따른 지수 방어력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주에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인텔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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