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대표번호'도 보이스피싱, 아차하면 낚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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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범죄는 대부분 일회성에 그친다.
최근 보이스피싱의 범죄 수법은 상상을 초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보이스피싱은 이미 일상화 되어있는 범죄라 경찰이 수사 과정을 공개하며 따로 주의를 당부하는 경우는 드물다.
일반적인 보이스피싱 범죄라고 보기에는 수법이 너무나 '참신'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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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범죄는 대부분 일회성에 그친다. 아무리 창의적인 범죄에 성공했더라도 그 패턴이 드러나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을 노린 지능범죄는 다르다. 이 범죄는 끊임없는 모방과 발전을 통해 마치 바이러스처럼 자체적인 생명력을 가지고 새로운 피해자를 양산한다. 이제는 사례가 너무 많아 일상이 되어 버린 ‘보이스피싱’처럼 말이다.
최근 보이스피싱의 범죄 수법은 상상을 초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주 서울 강동경찰서는 보이스피싱 범죄 수사 과정을 공개하며 국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보이스피싱은 이미 일상화 되어있는 범죄라 경찰이 수사 과정을 공개하며 따로 주의를 당부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다면 강동경찰서는 언론을 통해 왜 이번 사건을 소개했을까. 일반적인 보이스피싱 범죄라고 보기에는 수법이 너무나 ‘참신’했기 때문이다.
사건은 내용은 이렇다. 서울 강동지역에는 국내 최대 규모인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이 이뤄지고 있다. 이 재건축 조합의 조합원인 70대 여성 A씨는 최근 조합 사무실로부터 옵션비를 내라는 전화를 받고, 약 1500만원을 안내받은 계좌번호로 납부했다.
하지만 A씨가 통화한 상대는 조합과 젼혀 상관없는 인물이었다. 보이스피싱 범죄자가 조합 사무실에 통신 회사 직원인 척 전화해 착신 전환을 하도록 한 뒤 범행에 나선 것이다. 다행히 피해 사례는 A씨 한건으로 확인됐지만,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벌인 범죄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경찰이 공개에 나선 것이다.
착신 전환 보이스피싱 범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6월에는 식품회사 대표 전화를 착신 전환해 중간에서 물품 대금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사건이 발생했다. 식품업체 B사는 대기업 식품회사인 삼양사 직원이라는 사람이 알려준 계좌로 식용유 대금 3000만원을 선입금했다. 하지만 이후 안내해 준 직원도 전화를 받지 않았고, 콜센터 역시 계속 통화 중이었다.
B사 측은 사기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고, 이에 경찰은 삼양사 대표전화로 연락했다. 삼양사 직원이라고 한 인물은 "정상거래이며 식용유를 곧 보낼 것"이라고 대답했다. 경찰은 B사에 좀 더 기다려 볼 것을 권유했지만, 이후에도 식용유는 도착하지 않았고 연락이 두절됐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통신회사를 사칭하고 삼양사 대표번호를 착신 전환해, 전화를 대신 받으며 물품 사기를 벌인 것이다. 착신전환 수법에 경찰도 속은 것이다. 2021년에는 ‘요소수 대란’을 틈타 요소수를 판다며 착신전환 사기에 나선 보이스피싱 조직도 있었다.
지난해 사건까지만 해도 착신전환 수법은 특정한 기업이나 대상을 타깃으로 했다. 하지만 둔촌주공 사례에서 주목할 지점은 착신전환 수법의 대상이 조합원이라는 불특정 다수로 확대된 것이다. 이제 일반인도 언제든지 이 수법에 당할 수 있는 것이다.
대표번호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가장 큰 문제는 보이스피싱을 해결하기 위한 콘트롤타워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보이스피싱 대응 부서는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다. 범죄가 진화하는 만큼 전체 금융권과 통신사, 수사기관이 한데 모여 공동전선을 펼쳐야 한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한해 3만건, 7700억원의 피해금액이 발생하는 ‘사회적 재난’이다. 코로나19 못지않은 심각한 사회적 팬데믹이란 인식을 갖고 대응에 나서야 할 때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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