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만루 변태'...미래 에이스 이의리, '연패 스토퍼' 임무 수행

안희수 2023. 4. 2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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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리. 사진=KIA 타이거즈

신인왕 출신 이의리(21·KIA 타이거즈)의 2023시즌 초반 페이스는 들쑥날쑥하다. 하지만 한결같은 강점이 있다. 만루에서는 강하다. 

이의리는 지난 19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 5와 3분의 2이닝 동안 3피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임무를 완수하며 KIA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KIA는 지난 13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이어진 5연패를 끊었다. 이의리는 2일 SSG 랜더스전에 이어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이의리는 롯데전 3회 말 위기에 놓였다. 김민석에게 안타, 안권수에게 번트안타를 내준 뒤 고승민에게 볼넷까지 허용하며 무사 만루에 놓였다. 

이 상황에서 롯데 주축 타자 잭 렉스·전준우·안치홍을 연달아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세 타자 모두 먼저 2스트라이크를 잡아내며 공격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이후 순항하며 6회 2사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이의리는 지난 시즌(2022)도 만루에 강했다. 지난해 9월 24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3회 말 연속 볼넷 3개를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지만, 이후 NC 클린업 트리오였던 박건우·양의지·닉 마티니를 모두 삼진 처리했다. 10월 4일 LG 트윈스전에서도 5회 말 1사 만루에서 상대 간판타자 라인 김현수와 채은성을 각각 내야 뜬공과 3루 땅볼을 유도해 무실점 이닝을 만들었다. 

이의리는 2022시즌 만루 위기에서 27타자를 상대해 안타를 4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피안타율은 0.167. 삼진만 11개를 잡아내는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올 시즌도 6타자를 상대해 1안타도 내주지 않았다. 

이의리는 2021시즌 신인왕이다. 1986년 이순철 이후 35년 만에 타이거즈 출신 신인왕에 오른 선수다. 지난 시즌에는 ‘만루 변태’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이에 대해 이의리는 “만루에 더 집중하는 건 맞는데, 만루에 놓이지 않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라고 반성한 바 있다. 

이의리는 앞선 3경기 모두 볼넷 5개 이상 내주며 제구가 흔들렸다. 실점은 많지 않았지만, 투구 내용이 안 좋았다. 확실히 컨디션이 좋은 편은 아니다. 

그래도 위기관리 능력은 여전하다. 무엇보다 롯데전은 팀이 5연패를 당한 상황에서 치른 경기였다. 팀 미래 에이스답게 '연패 스토퍼' 역할을 해냈다. 

18일 롯데 1차전에서 모처럼 득점 응집력을 보여준 KIA. 불펜 난조로 이 경기를 내줬지만, 2차전에서도 빅이닝을 만들며 공격력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의리도 조금씩 정상 궤도에 오르고 있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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