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무기지원에 반발한 러…美전문가 "北에 핵∙미사일 기술 이전 가능성"
"한국은 우리의 협력국이자 자신들의 이웃인 북한에 러시아의 최신 (무기) 샘플이 들어가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시사한 19일 윤석열 대통령의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가 보도된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이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한 발언이다.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 가능성을 내비치자 러시아가 한국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무기를 북한에 제공할 수 있다며 응수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러시아가 북한에 핵·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미국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0일 보도했다.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미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RFA에 "러시아는 이미 오랫동안 비밀리에 북한에 군사적 지원을 해왔다"며 "이번 발언은 역설적"이라고 말했다.
베넷 연구원은 "10여년 전부터 북한이 빠른 속도로 미사일 시험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로 러시아로부터 스커드 미사일 기술을 전수하였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이번 발언을 통해 러시아가 그동안 북한에 해온 군사적 기술 이전을 정당화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직접적인 군사적 장비보다는 새로운 미사일과 핵 개발을 위한 기술 표본을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했다.
실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공개한 미사일이 대부분 러시아의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됐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무기가 KN-23 단거리탄도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러시아군이 보유한 정밀유도미사일인 이스칸데르(Iskander)가 방공망을 무력화하기 위해 목표물에 근접한 후 회피기동 하는 것과 유사한 궤적을 보인다. 이 때문에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린다.
북한이 최근 발사한 신형 고체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8형의 경우에도 러시아의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이밖에 극초음속미사일,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 초대형방사포(KN-25), 장거리 순항미사일 등도 비슷한 의혹을 받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며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대북 군사지원에 나설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도 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러시아 역시 무기 부족을 겪고 있다"며 "북한에 탄약이나 군용 무기 및 장비를 보낼 능력은 낮다"고 말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에 대한 모든 군사적 지원이 금지된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윤 대통령의 인터뷰에 대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떠한 무기 제공도 반 러시아 적대 행위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한반도 주변 상황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양국 관계에도 부정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반발했다.
러시아 정부의 이런 기류에 대해 대통령실은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 등의 전제가 있는 말"이라며 "가정적 상황에 대해 코멘트하지 않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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