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파생상품 자산 네 배 '껑충'…환헤지 '총력전'

부광우 2023. 4. 2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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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생명보험사들의 파생상품 자산이 한 해 동안에만 네 배 넘게 불어나며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사의 파생상품 운용이 대부분 위험 분산을 위해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만큼 적극적인 리스크 대비에 나섰다는 얘기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23개 생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파생상품 자산은 총 2조182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301.4% 늘었다.

이는 그만큼 생보사 입장에서 환율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파생상품 운용, 즉 환헤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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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2조1820억…전년比 301%↑
'널뛰기' 환율에 불확실성 대응 '촉각'
원화 달러 환율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파생상품 자산이 한 해 동안에만 네 배 넘게 불어나며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사의 파생상품 운용이 대부분 위험 분산을 위해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만큼 적극적인 리스크 대비에 나섰다는 얘기다.


환율이 널뛰기 장세를 이어가자 변동성 대응을 위해 환헤지 규모를 크게 키운 가운데,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은 생명보험업계의 긴장감을 계속 키울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23개 생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파생상품 자산은 총 2조182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301.4% 늘었다.


주요 생보사별로 보면 우선 삼성생명의 파생상품 자산이 428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70.8% 증가하며 최대를 기록했다. 한화생명 역시 4096억원으로, 교보생명도 3097억원으로 각각 796.7%와 224.6%씩 해당 금액이 늘었다.


이밖에 동양생명(1853억원)·NH농협생명(1434억원)·푸본현대생명(1049억원)·신한라이프생명(942억원)·KDB생명(834억원)·DB생명(672억원)·흥국생명(630억원) 등이 파생상품 자산 규모 상위 10개 생보사에 이름을 올렸다.


생명보험사 파생상품 자산 추이.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파생상품 자산이 확장됐다는 건 그 만큼 금융시장의 불안에 잘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금융사의 파생상품 자산은 직접적인 이익을 노리는 상품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헤지로 나뉘는데, 그 중에서도 핵심은 헤지 수요여서다.


생보업계 역시 파생상품 대부분을 이 같은 헤지에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생보사들의 헤지 목적으로 들고 있는 파생상품은 1조9777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파생상품 자산의 90.6%를 차지하는 액수다.


그 중에서도 절대 다수는 환율 변동에 대비하기 위한 몫이다. 금융사는 이외에도 이자율과 주식, 신용 관련 등으로 구분해 파생상품 자산을 굴리는데, 생보업계는 거의 통화 관리에 치중돼 있는 상황이다. 생보업계의 통화 관련 파생상품은 2조728억원으로, 그 비중은 95.0%에 이른다.


이는 그만큼 생보사 입장에서 환율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파생상품 운용, 즉 환헤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지난해에는 환율이 크게 출렁이면서 환헤지 수요가 크게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은 1267.3원으로 1년 전보다 6.9% 올랐다. 특히 같은 해 10월 한때는 1430원을 넘나들면서 변동성이 극대화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뚫은 건 1998년 외환위기와 2009년 금융위기 여파 이후 역대 세 번째였다.


문제는 요동치는 환율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원·달러 환율 변동률은 ▲1분기 0.35% ▲2분기 0.46% ▲3분기 0.49% ▲4분기 0.67% 등으로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렇게 되면 환헤지를 위해 불어난 파생상품의 운용 성과가 생보사 경영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게 된다. 이런 상황은 지난해 환율이 극도의 변동성을 보였을 때 여지없이 드러났다.


원·달러 환율이 역대급 상승 곡선을 그렸던 지난해 3분기 당시 생보업계의 파생상품 운용 수익에서 손실을 뺀 손익은 9조4373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나타냈다. 그러다 환율이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은 같은 해 4분기 파생상품 손익이 10조2230억원 플러스로 돌아서며 손해를 메꿀 수 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할수록 환헤지에 따른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라며 "당분간 환 리스크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생보업계는 파생상품 관리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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