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은행 4곳 중 3곳 부수업무 '제로'…규제 완화 '헛심'

고정삼 2023. 4. 20.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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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 4곳 가운데 3곳은 최근 5년간 새롭게 개발한 부수업무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은행의 부수업무 규제를 완화해 저변을 넓힐 수 있도록 길을 터줬음에도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한 것이다.

외국계 시중은행인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은 최근 5년간 승인받은 부수업무가 전무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2021년 은행의 금융 서비스 활성화 방안을 위해 부수업무 해당 여부를 유연하게 해석하기로 하는 등 규제를 완화했지만, 은행들의 적극적인 행보로 연결되지 않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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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銀서 5년 간 총 15건 그쳐
국민은행만 10건…활용 '미미'
은행 먹구름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은행 4곳 가운데 3곳은 최근 5년간 새롭게 개발한 부수업무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은행의 부수업무 규제를 완화해 저변을 넓힐 수 있도록 길을 터줬음에도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한 것이다. 은행들이 이자이익에 편중된 사업 구조에 지나치게 안주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시중·지방·특수은행 등 17개 국내 은행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승인받은 부수업무는 총 15건이었다. 그나마도 10건을 KB국민은행이 차지한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은행이 부수업무 개발에 소홀했던 셈이다.


부수업무는 자금 중개와 같은 은행의 고유업무를 수행할 때 부가적으로 필요하거나, 사회·경제적 기능에 도움이 되는 업무를 말한다. 은행들은 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없거나, 예금자 등 고객 보호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범위에서 새로운 부수업무를 개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승인받아 운영할 수 있다.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에는 ▲본인확인 서비스 ▲비대면 채널을 통한 메시지 발송 업무 대행 등 2건을, 2021년에는 전자서명인증 서비스 1건에 대해 부수업무를 승인받았다.


또 2019년에는 ▲KB금융지주의 원격 사무 환경 시스템 공동 사용 ▲정책자금 추천 플랫폼 ▲기업고객 대상 정책자금 추천 플랫폼 제공 ▲계열사 공동패키지 상품 광고 대행 등 4건을 승인받아 진행 중이다. 2018년에는 ▲계열사 공동패키지 상품 광고 대행 ▲KB증권 메시지 발송 업무 대행 ▲전자무역 솔루션 업체에 대한 마케팅 대행 업무 등 3건을 승인받았다.


이어 신한은행(2건)·우리은행(2건)·NH농협은행(1건)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해 각각 '마이데이터 소프트웨어 판매'와 '공급망 관리 플랫폼 서비스'를 승인받았다. 농협은행도 같은 해 5월 '바이오 본인인증 서비스'를 승인받아 운영하고 있다.


외국계 시중은행인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은 최근 5년간 승인받은 부수업무가 전무했다. 같은 기간 BNK부산·BNK경남·DGB대구·광주·전북·제주은행 등 6대 지방은행도 한 건도 없었다. Sh수협은행·KDB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IBK기업은행 등 특수은행들도 이 기간 승인받은 부수업무가 없었다.


앞서 금융당국은 2021년 은행의 금융 서비스 활성화 방안을 위해 부수업무 해당 여부를 유연하게 해석하기로 하는 등 규제를 완화했지만, 은행들의 적극적인 행보로 연결되지 않는 모습이다.


은행들은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은 사업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은행 서비스와 연계한 부수업무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혁신적인 부수업무를 개발할 경우 고객 충성도를 높임과 동시에 신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달 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인 리브엠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부수업무로 지정받으면서 가능성은 확인됐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통신과 금융 서비스의 결합에 따른 시너지로 통신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란 예측까지 나오면서다.


올해는 은행들이 지금까지와 다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은행의 비이자이익 확대를 강하게 주문하고 있는 탓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이익의 90%가 이자이익인 만큼,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부대사업을 다양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알뜰폰처럼 부대업무를 먼저 개발해 빠르게 진출하면 선점 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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