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성장 vs. 효율성’ 딜레마 속 아마존 1분기 실적 체크포인트는? [글로벌 시황&이슈]
[한국경제TV 정연국 기자]
[월가 인사이드] ‘장기 성장 vs. 효율성’ 딜레마 속 아마존 1분기 실적 체크포인트는? 오늘 우리가 한 발 더 깊게. 또 더 넓게 살펴봐야 할 월가 소식들 짚어보시죠. 이번 주 월가 인사이드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을 미리보는 시간으로 꾸려가고 있는데요. 어제 테슬라에 이어 오늘은 아마존 실적 관전 포인트들을 자세히 뜯어보겠습니다.
아마존. 주가가 지난해 51%나 하락했습니다. 주가가 80%나 하락했던 2000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한 건데요.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등 거시 경제 역풍으로 타격을 받았고요. 여기에 매출 둔화에 대한 우려에 직면하게 됐고, 팬데믹 당시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몸집을 빠르게 불리면서 비용 압박도 심해졌습니다. 결국 효율성이냐 장기 성장이냐…딜레마 속에서 어려운 한 해를 보낸 건데요. 그렇다 보니 이번 실적이 아마존의 방향성을 가늠하기 위한 주요 포인트가 될 거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1분기 실적 체크포인트를 확인해 보기 전에 4분기 실적 발표 내용부터 복습해 볼까요. 지난 4분기 실적 발표 당시 아마존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주요 사업별로 매출을 뜯어보면, 클라우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아마존의 매출 부문은 대부분 이커머스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운영 비용을 제외한 영업 이익을 기준으로 봤을 때 클라우드 즉 AWS가 이커머스보다 이익 기여도가 높은데요. 4분기 매출 기준 클라우드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20% 상승하며 매출 증가세는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3분기 매출 증가율인 27%에 비해 둔화했고요. 클라우드 매출 역시 월가 예상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또 아마존은 1분기 가이던스를 시장 예상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투자자들은 이번 1분기 실적에서도 클라우드 사업 성장 둔화 여부를 주요하게 볼 예정인데요. 클라우드 성장과 함께 효율성, 잉여현금 흐름, 또 중장기 목표 제시 여부 등 총 4가지가 주요 관전포인트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럼, 먼저 클라우드 관련 내용부터 확인해 볼까요. 현재 클라우드 사업 전망은 그리 밝지 않습니다. 글로벌 IB들은 여러 이유를 들며 클라우드 사업이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데요. 특히 기업들이 경기 둔화에 대비해 긴축 경영에 들어가고 있고 따라서 클라우드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봤습니다. 따라서, 클라우드 실적이 압박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관련해서 제프리스는 AWS 매출 연간 증가율이 1년 전의 37%에서 절반인 15%로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UBS는 이보다 더 낮은 13%를 제시하기도 했는데요. 두 기관 모두 클라우드 성장세 둔화가 2분기까지 이어지리라 봤습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클라우드 성장 둔화는 사실 투자자들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최근 CEO인 앤디 제시 역시 클라우드 사업이 단기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으니까요. 그렇다 보니 이번 1분기 실적에서는 성장세가 얼마나 둔화할지가 주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서 두 번째 체크포인트인 효율성과 세 번째 체크포인트인 잉여 현금 흐름 확인해 보겠습니다. 사실 이 두 가지는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요. 아마존은 지난 3년간 설비 투자에 막대한 돈을 들였습니다. 이커머스 업계 점유율 확보 및 팬데믹 당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설비를 늘린 건데요. 3년간 총 1,600억 달러를 설비 투자에 사용합니다. 그렇다 보니, 아마존의 대차대조표와 현금흐름은 악화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따라서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아마존은 작년부터 비용을 줄이기 시작합니다. 특히 아마존은 지난 1월 직원 1만 8천 명을 감원했고요. 어제는 약 9천 명 규모의 2차 감원의 일부로 광고 사업부를 감축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외에도 아마존은 원격 의료 서비스인 아마존 케어의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월가의 ‘미친 소’ 짐 크레이머는 아마존 1분기 실적의 핵심은 효율성 또 효율성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요. 그런 만큼 이런 비용 감축 움직임이 얼만큼 효율성 개선으로 이어졌는지 주목이 갑니다.
앞서 언급했듯 그간 설비투자 규모가 컸나 보니, 아마존의 현금 흐름은 좋지 않았습니다. 12개월 선행. 그러니까 미래 현금 흐름을 좀 보면 지난 2021년 3분기에는 플러스권에 있었지만, 4분기부터 마이너스로 전환하고요. 2022년 3분기부터는 낙폭이 좀 줄기는 했지만, 아직 적자 규모는 큽니다. 그렇다 보니 투자전문매체인 씨킹알파는 이번 실적 발표서 투자자들이 잉여현금흐름 개선 여부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단기 전망과 관련된 체크포인트 확인해 봤는데요. 아마존 실적에서 또 주목받고 있는 건 장기 목표입니다. 지난주 앤디 제시 아마존 CEO는 취임 후 첫 연례 주주 서한을 발송했는데요. 이때 단기 실적 역풍에 대해 언급하면서도 장기 성장을 강조합니다. ‘장기’라는 말을 10번 넘게나 언급했는데요. 그런 만큼 시장은 아마존이 단기적으로는 효율성을 꾀하고 있지만, 미래 먹거리. 즉 미래 성장 동력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때 B2B AI 서비스인 베드록 출시를 언급하기도 했죠. 이번 실적에서 미래 비전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현지 시각 27일 장 마감 후에 실적을 발표합니다. 1분기 실적이 향후 아마존의 방향성을 알 수 있는 일종의 가늠자가 될 수 있는 만큼 주목해 보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월가 인사이드, 이예은이었습니다.
정연국 기자 yk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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