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1st] 투헬, '32년 만의 최악 바이에른 스타트'… 나겔스만은 왜 잘렸나

김정용 기자 2023. 4. 20.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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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투헬 바이에른뮌헨 감독이 시즌 후반기에 지휘봉을 잡은 건 팀의 부진 탓이 아니었다.

바이에른은 큰 흠 없이 팀을 이끌고 있던 나겔스만과 결별하고 4월부터 투헬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도박을 했다.

바이에른 부임 후 초반 6경기를 볼 때 단 2승에 그친 감독은 무려 32년만에 나왔다.

반면 완성된 스쿼드에 가까운 바이에른에서는 투헬 감독이 바꿀 만한 게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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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투헬 바이에른뮌헨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뮌헨 감독이 시즌 후반기에 지휘봉을 잡은 건 팀의 부진 탓이 아니었다. 이미 잘 나가고 있던 팀을 더욱 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구단의 도박이었다. 그 도박은 이미 실패했다.


20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2-2023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을 치른 바이에른과 맨체스터시티가 1-1로 비겼다. 지난 1차전에서 3-0 승리를 거둔 맨시티가 4강에 올랐다. 맨시티의 4강 상대는 레알마드리드다.


1차전 패배로 4강행이 좌절된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었기 때문에 충격은 이미 일주일 전에 받았다. 그래도 맨시티도 홈에서 대승을 거뒀으니 바이에른 역시 똑같이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경기에 나섰다. 1차전에 활용하지 못한 전문 스트라이커 에릭 막심 추포모팅이 선발로 돌아온 점도 긍정적이었다.


투헬 감독이 지시한 대로 선수들이 경기를 지배했지만, 문제는 맨시티가 보여준 몇 차례 역습이 더 날카로웠다는 점이었다. 바이에른은 맨시티의 속공을 제어하지 못했다. 엘링 홀란의 속공에 다요 우파메카노가 추풍낙엽 꼴이 되는 건 1차전과 마찬가지였다. 투헬 감독은 경기 막판 강하게 항의하다 퇴장 당하기도 했다.


이로써 투헬 부임 후 바이에른의 성적은 2승 2무 2패가 됐다. 바이에른은 큰 흠 없이 팀을 이끌고 있던 나겔스만과 결별하고 4월부터 투헬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도박을 했다. 승률만 놓고 봐도 아직까진 실패다. 바이에른 부임 후 초반 6경기를 볼 때 단 2승에 그친 감독은 무려 32년만에 나왔다. 1991년 쇠렌 레르비 감독 이후 처음이다. 뢰르비는 바이에른에서 고작 17경기 고작 17경기를 이끈 것이 지도자 경력의 전부였던 실패한 감독이었다.


같은 6경기 중에서도 시점이 최악이었다. 그 중 1무 1패를 UCL에서 당하면서 탈락했고, 앞서 DFB포칼 프라이부르크전 패배도 당했다. 3관왕을 노리며 투헬을 선임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현재 생존해 있는 대회는 독일 분데스리가 하나뿐이다. 나겔스만 감독이 그대로 남아 분데스리가 우승 하나만 차지했어도 비판 받을 만한 성적이다.


팀 구성과 경기 내용을 보면, 감독 교체를 비판하는 것이 단순한 결과론을 넘어 내용도 타당하다는 근거가 생긴다. 경기 방식이 나겔스만 때와 그리 극적으로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투헬을 시즌 도중 선임해 큰 효과를 본 2020-2021시즌 첼시의 경우 비싸게 영입한 선수들을 프랭크 램파드 감독이 영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승부수가 불가피했고, 투헬 감독은 스리백 도입 등 큰 폭의 변화로 팀을 탈바꿈시켰다. 반면 완성된 스쿼드에 가까운 바이에른에서는 투헬 감독이 바꿀 만한 게 많지 않다.


첼시 시절 반 시즌 동안 맨시티 상대로 3승을 거두면서, 마치 '펩 킬러'와 같은 이미지가 생기기도 했다. 그 중 UCL 결승전 승리가 포함돼 있어 특히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당시 UCL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정이 조정되면서 포르투갈에 모여 단기 토너먼트로 열렸다. 지금처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이 아니었다. 그리고 과르디올라 감독 특유의 UCL 홈 경기 절대강세를 뚫기에는 투헬 감독이 준비할 수 있는 승부수가 없었다.


투헬 부임 후 첫 경기에서는 토마스 뮐러가 약 13개월 만에 멀티골을 넣으면서 변화의 조짐도 있었다. 나겔스만 아래서 도우미에 가깝게 뛰던 뮐러가 골 감각을 되찾고, 바이에른의 부실한 결정력을 강화해줄 거란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투헬 역시 맨시티 상대로 승부를 내야 하는 시점이 오자 두 경기 연속 뮐러를 교체 출장시키는 데 그쳤다. 더 경기력이 좋은 젊은 선수들을 선발로 쓰고 골이 급할 때 뮐러를 투입했다. 나겔스만과 다를 바 없는 라인업이었다.


최근 경기력과 흐름은 분데스리가 우승 역시 장담할 수 없게 만든다. 전력과 과거 사례를 볼 때 여전히 바이에른의 우승 확률이 가장 높지만, 팀당 6경기 남은 시점에 2위 도르트문트와 승점 2점차에 불과해 안심할 수는 없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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