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제 다양한데, 스마트폰은 선택지 없다… 씨 마른 중저가폰

김준엽 2023. 4. 20.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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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저가' 선택지가 멸종하고 있다.

A54가 SK텔레콤 전용으로 나오면서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가 폰'은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은 원래 프리미엄 폰 위주였는데,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길어지면서 비싼 스마트폰을 오래 쓰자는 분위기가 더 강해졌다"면서 "중국 폰은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 한국 시장에서 판매를 확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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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A54. 삼성전자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저가’ 선택지가 멸종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만 남게 되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쏠림 현상에 속도가 붙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에 세계 시장에서 선보인 삼성전자 갤럭시 A54는 국내에서 SK텔레콤 전용 모델로 출시된다. SK텔레콤은 이 제품에 ‘갤럭시 퀀텀4’라는 이름을 붙이고 이르면 다음 달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양자난수생성기(QRNG) 칩셋을 탑재해 보안을 강화한 스마트폰을 퀀텀이라는 브랜드로 선보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삼성전자가 자급제 모델로 판매하거나 KT, LG유플러스에서 추가로 이 모델을 출시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A53은 삼성전자에서 자급제 폰으로 판매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도 중저가 시장 공략의 첨병으로 앞세웠었다.

A54가 SK텔레콤 전용으로 나오면서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가 폰’은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이 가격대에 나오는 스마트폰 신제품은 전무하다.

KT와 LG유플러스에서 A54를 출시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전반적인 스마트폰 가격 상승에 있다. 지난해 A53 출고가는 59만9500원으로 2021년에 나온 A52s와 동일했다. A54 출고가는 10만원 이상 오른 7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상반기에 출시한 갤럭시 S시리즈도 10만원 이상 가격이 뛰었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가격이 애매해진 제품보다 판매가 보장되는 갤럭시 S시리즈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스마트폰 중 상위 4개 모델은 프리미엄 폰이었다. 5위가 갤럭시 A53이었다.

또한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은 뒤로 중저가 폰은 급격하게 위축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아이폰으로 한국 시장 점유율을 넓히자, 삼성전자도 갤럭시 S시리즈와 폴더블폰에 마케팅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폰 요금제는 다양한 사업자가 뛰어들면서 선택 범위가 넓어지는 반면 스마트폰 자체의 다양성은 갈수록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요금제의 경우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알뜰폰을 지원하면서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가 경쟁 중이다. 여기에다 KB국민은행 리브엠이 정식 서비스 승인을 받으면서 금융과 결합한 요금제가 쏟아질 전망이다.

이와 달리 스마트폰에선 삼성전자와 애플 외에 대안이 없다. 샤오미가 자급제 폰으로 진출해 있고, 모토로라도 LG유플러스 계열사인 LG헬로비전을 통해 한국 시장에 복귀했지만 반응은 미지근하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은 원래 프리미엄 폰 위주였는데,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길어지면서 비싼 스마트폰을 오래 쓰자는 분위기가 더 강해졌다”면서 “중국 폰은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 한국 시장에서 판매를 확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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