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잔혹사래? 왼손까지 극복하는 '타율 0.375' 오스틴
배중현 2023. 4. 20. 06:30
LG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30)의 타격감이 뜨겁다.
오스틴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에서 3타수 3안타 1타점 만점 활약을 펼쳤다. 시즌 세 번째 한 경기 3안타를 해내며 타율을 0.375(56타수 21안타)까지 끌어올렸다. 규정타석을 채운 67명의 타자 중 타격 공동 6위. 외국인 타자 중에선 앤서니 알포드(KT 위즈·0.449)에 이어 두 번째로 타율이 높다.
오스틴은 지난 17일까지 시즌 타율 0.340을 기록했다. 꽤 준수한 수치인데 약점이 없던 게 아니다. 오른손 투수 상대 타율이 0.500(32타수 16안타)이지만 왼손 상대 타율은 '0'이었다. 8타석 8타수 무안타. 볼넷조차 없을 정도로 쩔쩔맸다. 그런데 18일 NC전에서 8회 말 왼손 필승조 임정호를 무너트렸다.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왼쪽 펜스를 넘겼다. 시즌 1호 홈런.
19일 NC전에서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오스틴은 3-5로 뒤진 7회 말 1사 2·3루에서 NC의 또 다른 왼손 필승조 김영규를 상대했다.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골라내 만루 찬스를 연결했다. 오스틴의 왼손 투수 약점을 간파하고 '김영규 카드'를 밀고 간 NC로선 최악의 결과였다. LG는 이어진 1사 만루에서 터진 문보경의 역전 싹쓸이 3타점 3루타로 승리를 챙겼다.
오스틴의 시범경기 타율은 0.194(36타수 7안타)였다. 12경기를 소화하면서 꽉 막힌 공격력으로 우려를 낳았다. 최근 몇 년간 지속한 LG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가 반복되는 거 아니냐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시범경기 막판 "경기하면서 변화구 대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는데 변화구를 콘택트하고 지켜보는 걸 보고 무조건 좋아지겠다고 생각했다. 터무니없이 스윙하면 적응이 힘든데 대처하는 걸 보면 '꽝'은 아니다"라며 기대를 내비쳤다.
시즌이 개막하자 순조롭게 KBO리그에 연착륙하고 있다. 오스틴의 출루율(0.413)과 장타율(0.518)을 합한 OPS가 0.931. 득점권 타율은 0.375이다. 흠잡을 곳 없는 성적인데 왼손 투수 약점마저 극복, 무결점 타자로 거듭날 기세다. LG가 시즌 초반 잘 나가는 비결 중 하나다.
잠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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