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신중한 실적시즌…보합권서 혼조 마감

뉴욕=조슬기나 2023. 4. 20.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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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9일(현지시간) 긴축 경계감 속에 모건스탠리 등 기업들의 실적 결과를 소화하며 보합권에서 혼조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79.62포인트(0.23%) 떨어진 3만3897.0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35포인트(0.01%) 낮은 4154.52를 기록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81포인트(0.03%) 상승한 1만2157.23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에서 유틸리티, 부동산, 금융, 헬스, 임의소비재 관련주가 상승한 반면, 통신, 기술, 소재, 에너지 관련주는 하락했다. 종목별로 모건스탠리는 투자은행 부문의 수익 급감에도 불구하고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거두며 전장 대비 0.67% 상승 마감했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한 넷플릭스는 계정공유 유료화 시점을 예상 보다 미루면서 3%이상 내렸다. 테슬라는 이날 실적 발표를 앞두고 모델Y 가격을 일부 인하한다고 발표하며 2%이상 떨어졌다. 리비안은 RBC의 목표주가 하향으로 4.54% 내렸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투자자들은 주요 기업들의 실적과 연방준비제도(Fed)의 베이지북 등을 소화하며 경제 상황을 주시했다. 모건스탠리의 1분기 주당순이익은 1.70달러로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다만 1분기 투자은행 부문 수익은 24%, 거래수익은 13% 축소돼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월가 투자 은행들이 현재 직면한 침체 우려도 확인시켰다. 이날은 장 마감 후 테슬라, IBM 등이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상장기업들의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6.5% 줄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블랙록은 "투자자들이 실적에 두려움을 갖고 있지만, 아직 기업실적은 완만한 침체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과거 실적보다는 향후 어떻게 될지 미래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바클레이즈의 에마누엘 카우는 "시장이 수요 약화의 징후, 2023년 하반기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들을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1분기 수익이 상황을 크게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시장의 포지션이 여전히 신중하다는 설명이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2%이상 내려 16.4선까지 떨어졌다.

최근 고용, 인플레이션, 소비 등 지표들은 잇달아 시장 전망을 하회하며 경기 둔화에 무게를 싣고 있는 가운데, Fed의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도 이날 공개됐다. 베이지북에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금융여건이 악화하면서 전국적으로 소비자, 기업 모두 대출 규모와 대출 수요가 대체로 감소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최근 몇 주간 미국 내 전반적인 경제활동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진단했다. 다만 다수 지역에서 고용성장 속도가 느려지는 등 Fed가 우려해온 노동시장 과열이 서서히 식고 있다는 시그널도 확인됐다.

현재 시장에서는 Fed가 5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에 나설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5월 베이비스텝 가능성을 86%이상 반영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이날 베이지북이 Fed의 5월 베이비스텝-6월 동결에 힘을 싣는다는 평가를 내놨다. 당초 기대됐던 하반기 인하 전망도 몇주 전 대비 약화한 상태다. 전날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CNBC에 출연해 "한 번 더 움직이면(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충분할 것"이라면서도 높은 인플레이션 등을 이유로 인하 가능성은 일축했다.

유럽지역의 인플레이션 지표는 여전한 물가 압력을 확인시켰다. 영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10.1% 상승해 시장 전망(9.8%)을 웃돌았다. 직후 시장에서는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5월 0.25%포인트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같은 날 공개된 유로존의 3월 CPI는 전년 대비 6.9% 올라 예상치에 부합했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금리는 소폭 상승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6%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금리는 4.2%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 대비 0.2%가량 오른 101.9선을 나타냈다.

유가는 수요 둔화 우려가 시장을 짓누르며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70달러(2.10%) 하락한 배럴당 79.1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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