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이라도 때려달라고..” 1000이닝 경험에도 극복 못한 1회 공포증
윤승재 2023. 4. 20. 05:03
“뺨이라도 때려달라고 하더라고요.”
SSG 랜더스 투수 박종훈은 올 시즌 개인 통산 1000이닝 대업적을 달성했다. 정통 언더핸드 스로 투수가 KBO리그에서 1000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것은 드물고 쉽지 않은 일. 박종훈은 11시즌(상무 제외) 동안 꾸준히 선발 기회를 받으며 많은 이닝을 소화한 덕에 대기록 고지를 밟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경험이 풍부한 그에게도 극복하지 못한 ‘공포증’이 있었다. 1회에 특히 고전하는 ‘1회 공포증’이다. 박종훈은 지난 1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1회에만 4사구 3개에 홈런 1개 포함 장타 2개를 내주며 5실점한 바 있다. 이전 시즌에도 박종훈은 1회 구속과 무브먼트가 다른 이닝보다 저조해 고전하는 모습을 반복해왔다.
김원형 SSG 감독 역시 박종훈의 약점을 잘 알고 있었다. 19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은 박종훈에 대해 “항상 1회가 문제다”라면서 “누구나 1회는 긴장한다. 박종훈이 어릴 때도 이해했다. 하지만 박종훈은 1천 이닝 넘게 던진 (경험 있는) 투수 아닌가. 1회에 긴장을 하는 것 같은데, 이제는 그러면 안된다”라며 당부했다.
박종훈 본인은 더 답답했을 터. 1회 공포증을 벗어내고자 온갖 방법을 강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팀 동료 김광현은 지난해 한 유튜브에 출연해 “(박)종훈이가 1회에 많이 약해서 경기 전 불펜에서 1이닝(30개)을 던지고 나온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답답했던 김원형 감독도 승부욕과 분노를 유발하면 잘 던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박종훈에게 “뺨이라도 때려줄까”라고 농담을 건넨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종훈이 “제발 때려달라"라고 진지하게 답했다고. 후유증을 벗어나고자 하는 박종훈의 간절한 마음이 투영된 에피소드였다.
아쉽게도 박종훈의 1회 공포증은 19일 경기에서도 계속됐다. 부진과 불운이 뒤따랐다. 1회 선두타자 김민혁을 볼넷으로 내보낸 박종훈은 후속타자 김상수를 야수의 포구 실책으로 출루시키면서 시작부터 위기를 맞았다.
결국 박종훈은 강백호에게 희생플라이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고, 1회 공포증을 극복하지 못했다. 다행히 박종훈은 김상수를 견제구로 잡아내면서 추가 실점 없이 1회를 마쳤지만, 타선의 빈타와 4회 빗맞은 안타 불운과 난타가 이어지면서 6이닝 5실점(4자책)을 기록, 패전투수가 됐다.
수원=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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