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의견=데이터’… CJ제일제당의 친절해진 제품 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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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불만을 기업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최근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업계는 오히려 소비자 의견 개진이 줄어드는 대신 이유도 모른 채 제품이 외면받는 것을 두려워한다.
지난 17일 서울 중구 제일제당센터에서 CJ제일제당 '소비자가치혁신센터'를 방문해 소비자 관점이 기업에서 어떻게 반영하는지 살펴봤다.
그동안 쌓여 온 고객 불만과 문의를 통해 소비자들이 헛갈려 하는 지점을 콕 집어 조리법 안내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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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출시 과정 ‘게이트 키퍼’ 활동
직접 조리해보고 피드백 공유도
소비자의 불만을 기업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귀찮은 민원 정도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부정적인 느낌부터 떠올릴 법하다. “내 불만은 합당한가. 불만을 제기해도 되는 건가.” 내 태도가 자칫 ‘갑질’로 비칠까 봐 불만스러워도 자기 검열부터 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기업들은 소비자 의견을 ‘데이터’라는 관점에서 접근한다. 정보라는 측면에서 가능한 많은 피드백을 원한다. 최근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업계는 오히려 소비자 의견 개진이 줄어드는 대신 이유도 모른 채 제품이 외면받는 것을 두려워한다.
식품업계는 소비자 의견을 어떻게 다루고 제품에 반영할까. 지난 17일 서울 중구 제일제당센터에서 CJ제일제당 ‘소비자가치혁신센터’를 방문해 소비자 관점이 기업에서 어떻게 반영하는지 살펴봤다.
소비자가치혁신센터(이하 센터) 사무실 바로 옆에는 조리실이 마련돼 있다. 여러 브랜드의 조리도구(전자레인지·에어프라이어 등)로 직접 조리법을 따라가며 소비자 입장에서 불편한 점을 미리 찾아내기 위해서다. 실시간 업데이트되는 VOC(Voice Of Consumer·고객의 소리)를 확인할 수 있는 대형 모니터도 비치돼 있다. 센터 직원들은 신제품 출시 과정에서 ‘게이트 키퍼’로 활동한다. 2021년 말 처음 시도해 지난해 본격 투입됐다. 센터 직원들이 소비자 관점에서 우려되는 점을 발견하면 개선될 때까지 제품 출시가 미뤄진다.
최근 CJ제일제당의 신제품이나 리뉴얼 제품 포장을 보면 훨씬 친절해진 걸 확인할 수 있다. 이를테면 ‘햇반’은 전자레인지 출력(700W·1000W)에 따라 다른 조리시간을 표시해 놨다. ‘고메 탕수육’에는 조리법 안내에서 팬과 에어프라이어는 사용 가능하지만 전자레인지와 오븐은 안 된다고 이미지와 함께 표기해 놨다.
센터에서는 조리법에 글자색을 달리해 강조한 부분이 ‘꿀팁’이라고 귀띔했다. 그동안 쌓여 온 고객 불만과 문의를 통해 소비자들이 헛갈려 하는 지점을 콕 집어 조리법 안내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센터 소속 한은영 팀장은 “냉동식품의 경우 ‘해동시키지 않은’이라는 문구를 강조하고 있다. 미리 해동하면 조리가 빨리 되는 게 아니라 너무 오래 익히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요리 초보도 조리법만 따라가면 만족스러운 맛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센터는 매일 아침 ‘VOC 데일리 뉴스’를 만들어 임직원 1200명에게 공유하는 일도 한다. 어떤 내용의 불만이나 문의인지, 어느 부서 담당인지, 유사 사례가 있었는지 등이 적힌 보고서다. 센터는 개선 여부를 확인하고, CEO의 피드백도 공유한다.
지난해 기준 CJ제일제당에는 연간 10만여건(문의 1만4662건·불만 3만6618건·제안 458건)이 접수됐다. 유동호 센터 총괄은 “불만이 됐든 제안이 됐든 소비자 의견은 ‘가치’로 만들 수 있다”며 “더 나은 상품을 만드는 데 활용되기 때문에 소비자 의견은 우리에게 ‘복(VOC)’”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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