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학살자’ 아사드, 중동 해빙 틈타 국제무대 복귀하나

장은현 2023. 4. 20.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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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주도로 중동 국가 간 '해빙 무드'가 이어지면서 '학살자'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국제무대 복귀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시리아 국영 SANA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 외교장관은 18일(현지시간) 시리아를 찾아 아사드 대통령과 회담했다.

그러나 최근 사우디를 중심으로 중동 국가 간 관계 회복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면서 시리아의 아랍연맹 복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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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외무, 12년 만에 시리아 찾아
내달 아랍연맹 복귀 가능성 커져
美 의존 줄이려는 사우디가 배경
바샤르 알아사드(오른쪽) 시리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우디 외교수장이 시리아를 방문한 것은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처음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주도로 중동 국가 간 ‘해빙 무드’가 이어지면서 ‘학살자’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국제무대 복귀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시리아 국영 SANA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 외교장관은 18일(현지시간) 시리아를 찾아 아사드 대통령과 회담했다. 사우디 외교수장이 시리아를 방문한 것은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처음이다. 사우디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파이살 장관의 시리아 방문은 아랍의 정체성을 보존하고 아랍을 둘러싼 환경을 복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는 2012년 아사드 대통령이 반정부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자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 다른 아랍 국가들도 내전 초기 시리아 반군을 지지하면서 시리아는 아랍연맹(AL)에서 퇴출당했다.

그러나 최근 사우디를 중심으로 중동 국가 간 관계 회복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면서 시리아의 아랍연맹 복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달 초엔 사우디가 다음 달 19일 아랍연맹 정상회의에 아사드 대통령을 초대할 계획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그동안 아사드 대통령은 ‘학살자’로 불리며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다. 아사드 정권은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운동을 계기로 내전이 발생하자 반군 측을 무차별 학살했다. 지금까지 내전으로 50만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아사드 정권은 특히 반군을 제압하기 위해 민간인이 사는 지역에 화학무기를 살포한 것으로 전해져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2014년 수도 다마스쿠스 근처 반군 지역에 살포된 화학가스로 14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정황도 있다.

외신들은 사우디가 역내 독자적 세력을 구축하기 위해 시리아와의 관계 회복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경쟁 관계인 시아파 국가 이란을 견제함으로써 중동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영향력을 키우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아랍권 관리들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시리아를 고립시키는 정책이 시간이 지나면서 지역 내 이란의 영향력을 높이는 등 역효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이 지원하는 무장세력이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를 공격할 때 미국은 사우디를 지원하지 않았다”며 “미국의 보호에 한계를 느낀 사우디가 자체 행보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아랍연맹 소속 국가들이 모두 시리아의 연맹 복귀에 찬성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랍연맹 외무장관들은 지난 14일 만나 시리아의 재가입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모로코 쿠웨이트 카타르 예멘 등이 재가입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국가는 시리아가 난민 보호를 위한 아랍 군대를 받아들이고 불법 마약 밀수를 단속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아랍권 관리들이 전했다. 이란을 향해서도 시리아 내 영향력 확대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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