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그림책 아일랜드, 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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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은 1000개가 넘는 섬으로 이뤄져 있다.
신안에서는 육지 문화가 아닌 섬문화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구축해야 한다.
신안군에서는 섬마다 늘어나는 유휴공간을 활용해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1도1뮤지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신안만의 섬문화가 고스란히 도화지 위에 글과 그림으로 표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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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은 1000개가 넘는 섬으로 이뤄져 있다. 육지 면적만 해도 655.71㎢로 서울보다 넓다. 섬은 개펄 바다, 모래 바다, 깊은 바다 등 환경이 제각각이라 섬문화도 다르다. 너른 지역의 섬문화를 알아보고 정리하는 일은 만만치 않다. 섬문화의 다양성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언젠가 해야만 하지만 쉽사리 덤벼들지 못하고 있었다. 가깝고 편리한 섬도 있지만 연륙된 섬도 차로 이동하기를 한두 시간, 배를 타면 선착장까지 오가는 시간까지 더해 어디든 이동만 반나절 이상 걸린다. 섬에선 자체적인 문화나 인문학 활동도 힘들다. 이렇다 할 문화센터도 거의 없다. 그간 문화적 소외를 숙명처럼 받아들였다.
시선을 바꿔보자. 신안에서는 육지 문화가 아닌 섬문화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구축해야 한다. 신안군에서는 섬마다 늘어나는 유휴공간을 활용해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1도1뮤지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또 주민들과 함께 섬마다 독특한 섬문화를 직접 기록하고 엮어내기로 했다. 글을 모르는 할머니는 그림을 그리고, 쑥스러운 아빠는 경험담을 들려주고, 아이들이 받아 적어 그림책에 담는 것이다. 섬마다 그림책을 낸다면 각각의 섬문화가 기록돼 널리 알릴 수 있지 않겠는가.
2022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문화 활력촉진 지원사업’을 통해 본격적으로 ‘그림책 아일랜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신안 현장까지 컨설턴트들이 방문해 조언을 해줘 운영진에게 힘을 보태줬다. 섬의 학생들은 방과후에 자연스레 마을에 모인다. PC방이나 키즈카페 따위는 없다. 마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그림책을 엮을 프로그램을 펼쳐나갔다. 부모님, 조부모님 등 삼대가 어우러진 참가자들은 섬모양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었다. 육지에서 여러 전문가와 작가들을 모셔왔다. 전문가는커녕 미술학원 하나 없는 섬마을에서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는 그림책 작가를 만나는 것은 대단한 경험이다. 보조강사는 마을에서 직접 뽑아 프로그램 내내 참여하며 역량을 기를 수 있어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
참가자들은 늘상 보던 하늘과 바다, 철새와 물고기를 그려냈다. 신안만의 섬문화가 고스란히 도화지 위에 글과 그림으로 표현됐다. 상상력과 생동감이 남다른 원화들은 책이 되기 전부터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서울 영등포 아트스퀘어, 전북 고창 책마을해리 등을 돌며 전시됐다. 이탈리아 산토 스테파노까지 진출해 섬문화의 다양성과 우수성을 알리고 왔다.
섬에는 여전히 사람이 살고 있고 문화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신안에는 세계가 인정한 갯벌, 람사르 습지, 퍼플섬이 있고 노두(섬을 연결한 징검다리), 우실(섬마을 울타리), 산다이(섬마을 축제) 등 섬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섬문화가 있다. 섬사람들은 언제나처럼 섬문화를 지키고 유지하며 이 모든 이야기를 그림책에 잘 담아서 세상의 많은 사람에게 알려주고자 한다. 그림책 아일랜드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김근하 신안군 문화도시지원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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