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새 담배 밀수 3배 늘었다”…왜?

윤일선 2023. 4. 20.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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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밀수입이 늘고 있다.

20일 세관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부산본부세관에 적발된 담배 밀수입 건수는 총 31건으로 총 600만갑을 적발했다.

◇ 국산 담배 130만갑 밀수입한 일당 6명 적발세관은 이날 베트남 등 동남아로 수출한 국산 담배 130만갑(시가 58억5000원 상당)을 국내로 밀수입한 일당 6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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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로 수출했던 국산 담배가 특수 제작한 합판 속에 숨겨져 다시 국내로 밀수입됐다. 세관 관계자가 은닉된 담배를 꺼내고 있다. 부산세관 제공


# 1. 2020년 2월 홍콩에서 사들인 국산 수출 담배 70만갑(시가 31억원 상당)을 국내로 밀수한 일당이 세관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밀수입 총책 A씨(73세) 등 7명은 홍콩으로 수출한 국산 담배를 사들여 말레이시아로 보낸 뒤 품목을 ‘부직포’로 위장했고, 이를 러시아행 환적화물인 것처럼 위장해 부산항으로 들여왔다. 이후 컨테이너를 러시아행 선박에 옮겨 싣는다는 이유로 운송하던 도중 부산 강서구에 있는 비밀창고에 들러 담배를 부직포로 바꿔치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 2. 2022년 11월 캄보디아에서 사들인 국산 수출용 12만갑(시가 5억원 상당)을 국내로 밀수한 일당이 세관에 적발됐다. 50대 B씨 등 수입업체 대표 3명은 2021년 8월 캄보디아에서 판매하는 에쎄 등 국산 담배를 구매한 뒤 국내로 밀수하던 중 세관의 우범 수입 화물 검사 과정에서 덜미가 잡혔다. 세관은 이들이 담배 밀수에 앞서 침낭, 카펫, 테이블 등 화물검사를 생략하는 물품을 수입하는 등 밀수 ‘예행연습’을 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 3. 2021년 2월 에쎄, 맨체스터 등 수출용 담배 132만3000갑(시가 51억 상당)을 선박에 싣고 부산항을 출항해 중국 청도 인근 공해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수법으로 담배를 밀반입한 혐의로 밀수조직 총책 60대 C씨를 구속기소하고, 밀수 이용 선박 선주 50대 D씨 등 5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이들은 담배를 실은 배를 중국 공해까지 갔다가 그대로 돌아오거나, 세관 단속 대상이 아닌 어선에 옮겨 싣는 이른바 ‘분선 밀수’ 방식으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담배 밀수로 터득한 노하우로 50㎏ 규모의 필로폰을 태국에서 국내로 밀수입했다가 덜미가 잡혔다. 약 165만명(1회 투약분 0.03g 기준)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용량으로, 실제 시중에 유통됐다면 1660억원 상당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담배 밀수에 이어 팔레트(화물 운반대) 빈 공간에 숨겨 밀수한 필로폰 모습. 부산지검 제공


담배 밀수입이 늘고 있다. 20일 세관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부산본부세관에 적발된 담배 밀수입 건수는 총 31건으로 총 600만갑을 적발했다. 시가 223억원 규모다.

연도별 발생 건수는 2020년 12건에서 2021년 11건, 지난해 8건으로 줄었다. 하지만, 금액으로 보면 2020년 44억1500만원, 2021년 59억8300만원, 지난해 128억98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기업형 밀수입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밀수입 적발 유형을 봐도 선원·여행자에 의한 ‘보따리’ 밀수입보다 ‘정상 화물 가장’ 형태가 가장 많았다. 밀수 과정도 단순히 숨기거나 수입 품목을 속이는 단계를 넘어 구조체를 만들어 은닉하는 일명 ‘심지 박기’ 수법을 사용하는 등 나날이 교묘해지고 기업화·분업화하고 있다.

담배 밀수입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수출용 담배(700~1000원/갑)가 국내 소비자 판매가격(4500원/갑, 에쎄 기준)과 비교해 10~20% 수준이어서 밀수에 성공하기만 하면 큰 이익을 남길 수 있어서다. 한 무역 전문가는 “모방 범죄는 물론 ‘바지 사장’을 앞세운 수입업체가 ‘한탕주의’ 밀수에 나설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동남아로 수출했던 국산 담배가 특수 제작한 합판 속에 숨겨져 다시 국내로 밀수입됐다. 세관 관계자가 은닉된 담배를 꺼내고 있다. 부산세관 제공

◇ 국산 담배 130만갑 밀수입한 일당 6명 적발

세관은 이날 베트남 등 동남아로 수출한 국산 담배 130만갑(시가 58억5000원 상당)을 국내로 밀수입한 일당 6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부산세관은 관세법 위반 혐의로 담배 밀수 총책 40대 E씨와 자금책, 수집·배송책 등 3명을 구속하고, 일당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특히 세관은 조사 과정에서 과거 2020년 2월 적발했던 담배 밀수 사건의 배후가 이번에 검거한 총책 E씨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세관에 따르면 E씨 등은 지난 2020년 2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베트남에서 사들인 국산 담배를 수입용 합판 속에 담배를 은닉하거나 환적화물을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5회에 걸쳐 국내로 밀수입한 혐의를 받는다.

세관은 밀수입한 담배 130만갑 가운데 보관 중이던 100만갑을 압수했다.

30만갑은 이미 유통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30만갑을 7억원에 판매해 4억원가량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고석진 부산세관장은 “지난해 담배 밀수 적발 규모가 2020년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어나는 등 관련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정보수집과 통관 검사를 강화해 지능화하는 밀수 범죄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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