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거대 양당 이런 식이면 제3 신당 미풍으로 끝나지 않을 것

2023. 4. 20.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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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전 의원이 제3지대 신당 창당 추진 입장을 밝혔다.

금 전 의원은 18일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에서 "총선 때 30석 정도의 의석을 차지할 세력이 등장한다면 한국 정치를 바꿀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수 의원이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과 당 쇄신을 말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검찰의 정치적 수사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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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가운데) 전 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 토론회에 좌장으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상민(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금태섭 전 의원도 토론회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금태섭 전 의원이 제3지대 신당 창당 추진 입장을 밝혔다. 금 전 의원은 18일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에서 “총선 때 30석 정도의 의석을 차지할 세력이 등장한다면 한국 정치를 바꿀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물 중심이 아닌 문제 해결 중심의 새로운 세력을 강조했다. 토론회에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 등이 참여했다. 신당을 돕겠다는 김 전 위원장은 19일에도 “보수정당이 10년, 또 진보정당이 10년 집권했지만, 말만 있었지 문제 해결이 하나도 안 됐다”며 신당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당 구도가 고착된 한국 정치 지형에서 신당 창당은 쉽지 않다. 금 전 의원의 말처럼 ‘어려운 길’이다. 그러나 지금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보여주는 행태를 보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 체제가 출범한 지 두 달도 되지 않았는데, 최고위원 6명 중 3명이 강제 자숙 상태다. 비상식적인 말실수와 행동들 때문이다. 당정 일체를 강조하며 친윤 일색 지도부를 꾸렸지만, 성과는커녕 잡음만 계속된다.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 추진도 좀처럼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계속되는 와중에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이라는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송영길 전 대표는 “잘 모르는 일”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송 전 대표가 당선된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일이다. “영길이 형이 어디서 구했는지 많이 처리를 했더라”라는 통화 내용까지 보도되고 있다. 송 전 대표가 프랑스에 머물며 방관할 상황이 아니다. 당 내부도 혼란스럽다. 다수 의원이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과 당 쇄신을 말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검찰의 정치적 수사라고 주장한다. 한 중진의원은 “(돈봉투 액수는) 차비 기름값 식대 수준”이라고 말했다가 사과했고, 한 최고위원은 “50만원은 한 달 밥값도 안 되는 돈”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정치는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는 타협 장치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갈등 해결 능력은 제로에 가깝다. 오히려 정치적·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증폭시키는 능력이 탁월하다. 국민의힘은 지난 정부와 민주당 공격에 바쁘고, 민주당은 내부 악재가 터지면 김건희 여사 공격 수위를 높여왔다. 양당의 암울한 상황을 지켜보는 국민의 분노가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계속 이런 행동을 보인다면 제3지대 신당이 미풍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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