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내가 기도하노라

2023. 4. 20.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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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립보서 1장 9~11절


빌립보서를 기록할 당시 바울의 감옥 생활은 이미 오래된 상태였습니다. 머지않아 그는 처형되든지 아니면 석방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빌립보 교우들의 후원은 바울에게 있어서 큰 기쁨과 위로가 됐습니다. 그들은 지치지 않고 끝까지 바울을 위하여 사랑으로 염려하며 기도하였던 것입니다. 이를 안 바울은 빌립보 교회를 위해 하나님께 구체적으로 기도합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무엇을 기도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너희 사랑을 점점 더 풍성하게 하사.”(9절) 보통 기도로 무엇을 구할 때는 자신에게 부족한 것이나, 혹은 기도하는 대상자들에게 없는 것을 위해 구하는데 바울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바울은 빌립보 교회의 사랑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빌립보 교회는 이미 사랑이 있는 교회입니다. 바울을 지극히 사랑하고 있었기에 복음 사역에 참여하고 있었고, 또 그가 옥에 갇히게 됐을 때도 그를 위한 헌신을 아끼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그 사랑이 더 풍성하게 자라도록 기도합니다.

또 9절 “너희 사랑을 지식과 모든 총명으로”에서 ‘지식’은 하나님에 관한 지식이자, 하나님의 구원계획에 관한 총체적인 지식입니다. 다시 말해서 바울의 간절한 소원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크고 영원한 계획을 아는 것이며, 자신들이 어떻게 완성돼 가는지 아는 것입니다. 곧 십자가 죽음의 본질과 부활의 능력을 이해하는 것이며, 성령이 어떻게 우리 삶에 적용하시는지 이해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태초에 정하신 계획을 확실히 이루신다는 사실을 아는 것입니다. 이 지식을 확신하면 할수록 사랑은 더 풍성해집니다. 여기에 사도는 ‘총명’을 더합니다. 총명은 지식에 근거한 통찰력입니다. 곧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근거해 선과 악을 분별하는 능력 말입니다. 분별의 영보다 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있을까. 지식은 가르칠 수 있고, 정보는 전수할 수 있지만 지혜는 줄 수가 없습니다. 이 지혜는 오직 하나님만이 주십니다. 그러하기에 사도는 성령께서만 이 지혜를 주실 수 있음을 알기에 기도합니다.

우리는 또 본문에서 왜 기도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지식과 총명을 구해야 하는 이유는 대적과 위협이 가득한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하기 위함입니다. 이 분별은 삶의 예배에 있어 중요한 표지입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 우리가 믿음으로 살아가야 할 세상도 분별력이 필요합니다. 사람에 대한 분별력도 필요하고, 세상에 대한 분별력도 필요하고, 하나님의 뜻에 대한 분별력도 필요합니다.

지식과 총명을 구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하나님의 영광과 찬송에 이르기까지 ‘의의 열매’ 곧 의로운 삶을 살아야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지식과 총명을 구함은 신자들의 성화를 위한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행해 그분을 기쁘시게 하는 자들이 되기 위해선 반드시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필요합니다.

말씀을 맺습니다. 지금 내가 기도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왜 기도하는가, 한 번쯤 진지하게 되물어보십시오.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소원을 넘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소원에 더 관심을 두면서 말입니다. 이제 기도의 우선순위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길 바랍니다. 단순한 지적 지식을 넘어, 전인격적으로 하나님을 알아가게 하는 지식 말입니다. 이를 위해 하나님께 기도합시다.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 말입니다. 반드시 응답받을 것입니다. 이제 위로부터 오는 지식과 총명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을 더욱 사랑하고 주님 앞에 의로운 삶을 살아내는 은혜가 있길 바랍니다.

안종성 주님사랑교회 목사

◇안종성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총회 산하 부천노회 서기와 대신미래목회연구소 이사, 주님사랑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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