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의 노후 교회가 책임진다

유경진,서윤경 2023. 4. 20.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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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가 있는 자녀를 둔 부모는 한결같이 '아이보다 하루라도 늦게 죽고 싶다'고 호소했다.

수원중앙침례교회(고명진 목사)가 운영하는 수원중앙복지재단은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수원시에 '발달장애인 자립지원을 위한 공동체(마을) 조성'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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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보다 하루라도 늦게 죽고 싶다”… 장애 자녀 둔 부모 마음 배려
오늘 장애인의 날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사회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발달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인 우리마을 전경. 국민일보DB


장애가 있는 자녀를 둔 부모는 한결같이 ‘아이보다 하루라도 늦게 죽고 싶다’고 호소했다. 자신이 사망하면 자녀가 혹여라도 돌봐줄 사람도, 갈 곳도 없어질까 걱정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런 부모들을 위해 교회가 나섰다.

수원중앙침례교회(고명진 목사)가 운영하는 수원중앙복지재단은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수원시에 ‘발달장애인 자립지원을 위한 공동체(마을) 조성’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재단은 장애인 사역을 하면서 발달장애인의 기능과 상황에 따라 다양한 주거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

재단 관계자는 “주거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자립지원 정책이 시도되고 있지만 발달장애인에게 적합하지 않다. 오히려 시설을 벗어나는 지역사회 자립 정책으로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고령화로 인한 양육 부담 가중, 부모 사후에 대한 불안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발달장애인이 거주할 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수원시에 거주하는 발달장애인은 4000여명인데 거주시설엔 130여명만 입소할 수 있다.

재단은 주거시설과 주간보호시설, 평생교육센터 등을 공동체 안에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부지를 수원시에 기부채납 형식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주거시설 형태는 단기보호(소규모 거주시설), 그룹홈, 공동생활가정, 서울형 지원주택, 임대주택 등이다.

발달장애인의 노후를 책임질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사례는 또 있다.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사회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발달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인 우리마을(원장 원순철 신부)은 발달장애 노인 전문시설 ‘시몬의집’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김성주 주교가 지난해 10월 인천 강화군에 있는 우리마을에서 소속 발달장애인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민일보DB


2000년 대한성공회 김성수 주교가 주도해 설립된 우리마을은 발달장애인의 자립과 자활을 돕고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발달장애인은 만 60세가 되면 우리마을을 떠나야 한다. 대부분의 발달장애인이 그렇듯 우리마을에서 일하는 이들도 보호자의 도움 없이 제대로 된 일상생활이 어렵다. 이는 나이가 들어도 마찬가지다.

우리마을은 지난 11일 인천 강화군에 ‘장애인거주시설 기능보강 예산신청서’를 제출했다. 중증 발달장애인이 시몬의집에서 안정된 주거환경과 기초생활 서비스를 누리면서 개인의 환경과 장애 정도에 맞게 상담·치료·훈련 등의 재활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장애인의 사회 적응능력을 향상시켜 지역사회에서 당당한 일원으로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도록 도움도 줄 계획이다.

시몬의집의 예상 수용인원은 30명이다. 발달장애인이 시설에 입소하면 삶을 마감할 때까지 지낼 수 있다.

원순철 신부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내에는 아직 공식적으로 노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없다”면서 “발달장애인들이 안전하게 삶을 지속할 수 있도록 관련 시설이나 거주 공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경진 서윤경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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