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송영길 전 대표는 당장 귀국해 진실 규명 협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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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살포 관여 의심케 하는 통화 파일 속속 공개
민주당서도 “프랑스 아닌 대한민국 국민 앞에 서야”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파문과 관련해 송영길 전 대표의 관여를 의심케 하는 통화 녹음 파일이 나왔다. 모금·전달책으로 지목받는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이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내가 조금 ‘성만이형(이성만 민주당 의원) 준비해 준 거 가지고 인사했다’고 (송 전 대표에게) 그랬더니 ‘잘했네 잘했어’ 그러더라고” “영길이형(송 전 대표)에게 물어보고, 뭐 막판에 스피치 낼 때 한 번씩 더 해가지고” “영길이형이 뭐 어디서 구했는지 그런 건 모르겠지만 내용은 모르고 많이 처리를 했더라고”라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송 전 대표가 금품 살포를 알고 있었고, 스스로 금품을 뿌렸다고도 의심할 수 있는 정황들이다. 당시 경선에서 0.59%포인트 차로 승리한 송 전 대표를 검찰이 돈봉투 살포의 최종 배후로 의심한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시궁창에서만 볼 수 있는 고약한 일”(이상민 의원),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우리의 정당성마저 잃게 만들었다”(고민정 최고위원)는 개탄과 한숨으로 들끓고 있다. 그런데 당의 도덕적 기반이 송두리째 뽑혀 나가는 상황에서 정작 송영길 전 대표가 보여주는 태도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프랑스에 머물고 있는 그는 관련 보도 직후 “개인적인 일탈행위”로 일단 선부터 그었다. 또 “국면 반전을 위해 검찰이 정치적 행위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화살을 검찰로 돌렸다. 이재명 대표가 나서 당초 예정인 7월보다 빠른 귀국을 요청했지만 그는 22일 현지 기자회견 계획만을 밝혔을 뿐이다. 국민의힘은 “숨는 자가 범인이다. 출국 자체가 도망간 것”이라고 압박했고, 민주당 최고위원들까지 “송 전 대표가 있어야 할 곳은 파리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앞”(송갑석), “작은 잘못이라도 있다면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민정)고 목청을 높였다.
이번 파문은 송 전 대표만의 문제가 아니다. 돈 살포의 무대였던 2021년 5월 전당대회는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당 내 주도권이 친문계(친문재인계)에서 친명계(친이재명계)로 넘어가는 결정적 전기였다. 이후 ‘이심송심(李心宋心·이재명 마음이 송영길 마음)’이란 말이 나왔던 대선 경선 과정, 이 대표의 송 전 대표 지역구(인천 계양을) 접수 등을 고려하면 이번 파문이 어디로 튈지 종착점을 가늠하기도 어렵다. 친명계 의원들이 “한 달 밥값도 안 되는 돈”이라며 축소에 급급한 데엔 다 사정이 있을 것이다. 측근들이 줄줄이 수사받는 상황에서 송 전 대표는 당장 귀국해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진실 규명에 협조해야 마땅하다. 만신창이인 당을 위해서도, 자신이 표를 호소했던 국민을 위해서도 그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리다. 더구나 송 전 대표는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던 인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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