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에 배당도 감소…코스피 기업 배당금 2조 줄었다
실적 부진 속에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의 배당 총액이 1년 전보다 7.1% 줄었다. 금리 인상으로 국고채와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배당주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주가 하락으로 주가대비 배당액 비율인 시가배당률은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19일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12월 결산 상장사의 현금 배당 공시를 분석한 결과, 배당에 참여한 557개사의 배당금은 총 26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의 28조6000억원보다 7.1% 감소했다. 평균 배당금도 515억원에서 477억원으로 7.2% 줄어들었다.
5년 이상 연속으로 배당을 실시한 기업은 446개사로, 전체 배당 기업의 80.1%를 차지했다. 전년(432개사)보다 3.2% 증가한 수치다. 2년 이상 연속 배당한 기업 수도 528개사(94.8%)로 전년(514개사)보다 약 2.7% 늘었다.
배당 총액은 줄었지만, 주가 하락으로 평균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2.7%, 우선주 3.01%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수치다. 시가배당률은 1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이기 때문에 주가가 내려가면 수익률이 높게 나타날 수 있다.
배당을 한 기업의 주가는 지난해 평균 14.6% 떨어지는 데 그쳐 코스피 평균(-24.9%)보다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측은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가 부진한 경영 실적에도 배당 규모를 크게 줄이지 않았고, 연속 배당 기업이 늘었다는 점에서 상장사의 주주환원 노력이 지속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배당주의 매력은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국고채 수익률이 크게 상승하며 보통주의 평균 시가배당률(2.7%)과 국고채(만기 1년) 수익률(2.65%)의 차이는 크게 줄었다. 2021년 1.4%포인트에서 지난해 0.05% 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시가배당률이 국채 금리보다 높은(초과한) 기업 수도 2021년 444사에서 지난해 239사로 감소했다. 239사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4.44%로 국채 금리보다 높았다.
최근 5년간 업종별 평균 시가배당률이 높은 기업은 통신업(3.61%)과 금융업(3.43%), 전기가스업(3.15%) 순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상장사의 현금 배당금과 당기순이익이 같이 줄면서 배당성향은 전년과 비슷한 35% 수준이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금융·전기 가스 업종은 성장성이 크진 않지만,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며 “주가가 내려가 있어 배당 수익률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인컴형 투자자라면 배당주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중에선 594개사가 지난해 2조1800억원을 현금 배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상장사 중에선 379개 기업이 5년 연속 배당했다. 다만 코스닥 배당 법인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1.883%로 2015년 이후 7년 만에 국고채 금리를 밑돌았다.
이런 가운데 내년부터 ‘선 배당금 확인, 후 투자’가 가능해지면 배당주 투자가 유리해질 전망이다. 지난 1월 금융위원회와 법무부의 배당절차 개선안 발표 이후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140사가 결산 배당기준일을 정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측은 “투자자가 기업의 배당 여부와 배당액을 먼저 확인하고 이후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배당 투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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