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찰위성, 시일 내 발사”…한·미회담 맞춰 도발하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계획된 시일 내에 발사하라”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이 밝혔던 발사 시한은 ‘4월 내’였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지난 18일 김 위원장이 국가우주개발국을 방문해 “4월 현재 제작 완성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계획된 시일 안에 발사할 수 있도록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최종 준비를 다그쳐 끝낼 것”을 주문했다고 19일 보도했다.
실제 발사한다면 북한의 위성 발사는 2016년 2월 7일 지구관측위성이라고 주장하면서 ‘광명성 4호’를 발사한 이후 7년여 만이다. 군사정찰위성을 띄우면 미국의 전략자산 움직임과 남한의 군 전력 및 주요 목표물을 감시할 수 있는 역량이 강화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2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의 중요 시험을 진행했으며, 올해 4월까지 1호기 준비를 끝내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도 연말 전원회의 보고에서 “국가우주개발국은 마감 단계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찰위성과 운반 발사체 준비 사업을 빈틈없이 내밀어 최단 기간 내에 첫 군사위성을 발사하라”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보도에서 군사정찰위성 1호기의 사진과 제원 등을 소개한 대형 모니터 화면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확대해 보면 제원은 가려져 보이지 않지만 위성의 모양은 육각형 형태로, 상단에 태양전지판 4개를 펼친 모습이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위성체의 형상은 2012년 12월과 2016년 2월에 발사한 광명성 3호와 4호의 사각형 형상과 달리 6각형 구조물 형태”라며 “중량은 최소 300㎏급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재 북한이 개발하는 로켓 기술 수준으로 볼 때 무게 200~300㎏의 위성체는 지구 궤도에 충분히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외교가에선 북한이 오는 26일(현지시간)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에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으로 떠나기 두 시간 전,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북한은 2016년 광명성 4호를 비롯해 과거 위성 발사라고 주장할 때마다 국제해사기구(IMO)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에 발사 예정기간과 추진체 낙하 예상 지점을 사전 통보했다.
북한의 잦은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미국 정부·군 고위 관계자들은 18일(현지시간) 일제히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존 힐 미 국방부 우주·미사일방어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하원 군사위 예산청문회에서 “만약 북한이 핵무기로 공격한다면 그때부터 핵 보복 등 전략 억제가 작동하게 된다. 진심이다”고 밝혔다.
폴 라캐머러 주한미군사령관은 “김정은 정권이 적대 행위를 계속한다면 우리는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라캐머러 사령관은 지난 13일 첫 시험발사한 화성-18형 ICBM의 영향을 묻자 “우리의 사전 징후 포착 및 경보 능력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일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위성이라고 해도 만일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해 발사를 강행한다면 명백한 안보리 제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김상진·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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