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줄이고 주도권 잡자”…AI 칩 직접 개발 나서는 MS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AI) 칩 개발에 나섰다. 초거대 인공지능(AI) 시대에 수요가 폭발한 AI 반도체를 직접 만들어 쓰겠다는 움직임이다.
18일(현지시간) 미국 IT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MS가 2019년부터 코드명 ‘아테나’라는 이름으로 AI 칩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이 칩은 MS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직원들이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챗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학습과 추론을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MS는 오피스 제품인 마이크로소프트365를 비롯해 검색엔진 빙, 코드 오픈소스 플랫폼 깃허브 등 자사 제품에 GPT-4 등의 초거대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초거대 AI 시대로 접어들면서 이를 구동시키기 위한 AI 전용 반도체의 수요가 급증했다. MS뿐만 아니라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등 글로벌 시장에서 클라우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이미 자체 AI 반도체를 가지고 있다. 각종 AI 서비스를 구동할 자사 클라우드에 적합한 반도체를 직접 만들겠다는 것이다.
‘GPU(그래픽처리장치) 공룡’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측면도 크다. MS와 협력 중인 오픈AI의 챗GPT에는 약 1만여개의 엔비디아 GPU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연산 처리장치로 GPU를 공급하면서 이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MS는 개발 중인 아테나가 AI 반도체 수급 문제를 해결하고, 값비싼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를 대체해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 역시 엔비디아 지배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보유한 네이버와 삼성전자가 연내 AI 반도체 출시를 위해 협력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네이버와 손잡고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안에 FPGA(프로그래머블 반도체,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용도에 맞게 내부 회로를 바꿀 수 있는 반도체) 형태로 AI반도체를 개발하고, 테스트를 통해 주문형반도체(ASIC) 개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I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사피온,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등 한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스타트업들도 신경망처리장치(NPU) 개발을 가속하고 있다. 상용화도 빠르다. SK텔레콤 자회사인 사피온은 저전력·고성능 AI 반도체인 ‘X220’을 내놨다. KT클라우드에는 한국 팹리스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개발한 AI 반도체인 ‘아톰’이 다음 달 중 적용될 예정이다.
앞으로 하드웨어 기업과 소프트웨어 기업의 경계가 더 흐려질 것으로 보인다. GPU 하드웨어를 설계·판매해온 엔비디아는 지난달 열린 AI 개발자 컨퍼런스GTC2023에서 클라우드·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확장을 선언했다.
김정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는 “AI 시대에 디지털 패권을 차지하려면 AI 반도체의 자립화가 필수”라며 “다만 엔비디아의 GPU가 범용성이나 생태계에서 현재는 우위에 있어, 최근에야 AI 반도체를 개발하기 시작한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를 이길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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