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실적 발표 주시하며 장초반 하락세

뉴욕=조슬기나 2023. 4. 19. 23:5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9일(현지시간) 긴축 경계감 속에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주시하며 장 초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오전 10시37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09.76포인트(0.32%) 내린 3만3866선에 움직이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2.22포인트(0.29%) 떨어진 4142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6.87포인트(0.47%) 하락한 1만2096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현재 S&P500에서 에너지, 통신, 소재, 기술 관련 주는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유틸리티 금융, 헬스, 부동산 관련주는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모건스탠리는 예상을 웃도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투자은행 부문에서 수익이 급감하며 전장 대비 1%가량 밀린 수준에 움직이고 있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한 넷플릭스 역시 3%이상 내렸다. 실적 공개를 앞둔 테슬라는 모델Y 가격을 일부 인하한다고 발표하며 2%이상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플랫폼도 1% 안팎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ASML은 반도체 업황 악화로 1분기 순예약이 반토막났다고 발표하며 4%가까이 밀렸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투자자들은 주요 기업들의 실적과 유럽의 인플레이션 지표 등을 소화하며 경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1분기 주당순이익은 1.70달러로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앞서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4대 은행과 마찬가지로 금리 인상, 은행권 혼란이 단기적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1분기 투자은행 부문 수익은 24%, 거래수익은 13% 축소돼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월가 투자은행들이 현재 직면한 침체 우려도 확인시켰다. 이날은 테슬라, IBM, 라스베이거스 샌즈 등이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금융 데이터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P500 상장기업의 전체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 줄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직후 최대 낙폭이다.

최근 고용, 인플레이션, 소비 등 지표들은 잇달아 시장 전망을 하회하며 경기 둔화에 무게를 싣고 있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의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도 이날 공개된다. 베이지북 내에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인한 은행권 불안 등에 대한 경제 판단이 어떻게 담길지 관건이다. 바클레이즈의 에마누엘 카우는 "시장이 수요 약화의 징후, 2023년 하반기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들을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1분기 수익이 상황을 크게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시장의 포지션이 여전히 신중하다는 설명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실시한 4월 글로벌 펀드 매니저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8%는 미국과 유럽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향후 광범위한 신용위기를 촉발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SVB 파산이 촉발한 지난달 은행권 위기에 대한 경계감은 완화했으나,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 신용경색, 경기침체 우려가 향후 테일리스크로 꼽혔다.

같은 날 무디스 인베스터스서비스는 보고서를 통해 기업 채무불이행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에 따르면 3월 말을 기준으로 227개 기업이 B3이하 등급을 받았다. 전기 대비 4%, 전년 동기 대비 33% 늘어난 규모다. 지난달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미 기업은 SVB, 시그니처은행을 포함해 11개에 달한다. 12개월 기준 투기등급 채무불이행률은 전월 2.5%에서 2.7%로 증가했다. 무디스는 미 경제가 하반기 완만한 경기침체에 접어들면서 연말까지 채무불이행률이 5.4%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긴축 경계감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Fed가 5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에 나설 가능성을 여전히 유력하게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5월 베이비스텝 가능성을 80%이상 반영하고 있다. 다만 하반기 인하 전망은 몇주 전 대비 약화했다. 전날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CNBC에 출연해 "한 번 더 움직이면(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충분할 것"이라면서도 높은 인플레이션 등을 이유로 인하 가능성은 일축했다. 이날 오후에는 Fed 3인자로 불리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입을 연다.

앞서 공개된 유럽지역의 인플레이션 지표도 긴축 경계감을 더했다. 영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10.1% 상승해 시장 전망(9.8%)을 웃돌았다. 직후 시장에서는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5월 0.25%포인트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같은 날 공개된 유로존의 3월 CPI는 전년 대비 6.9% 올랐다. 이는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치로 전월 상승폭(8.5%)보다 둔화한 것이다. 다만 근원 CPI 상승률(전년 대비 5.7%, 전월 대비 1.3%)은 전월 상승폭을 웃돌아 여전히 강한 근원 물가 압박을 확인시켰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금리는 상승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62%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금리는 4.26%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101.7선으로 보합세다.

유럽증시는 혼조세다. 독일 DAX지수와 영국 FTSE 지수는 각각 0.02%, 0.18% 하락 중이다. 프랑스 CAC지수는 0.21% 올랐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