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6번째 가격 인하…초읽기 돌입한 실적·스타십 발사 [GO WEST]

김종학 기자 2023. 4. 19.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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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긴축에 깜짝 실적
골드만 "애플과 사업 중첩"
테슬라 장 마감후 실적 공개

[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앵커> 본격 실적 시즌을 지나고 있는 미국 증시 상황도 짚어보겠습니다.

고웨스트, 김종학 기자입니다.

고강도 긴축에다 올해 은행 파산까지 있었지만, 미국 대형은행들에게 오히려 호재가 된 모양입니다.

● 파산·긴축은 호재였다 <기자> JP모간체이스, 씨티그룹, 웰스파고에 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까지 미국 4대 은행이 모두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고강도 금리인상을 지속한 영향으로 예금과 대출 이자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서 시장 예상보다 높은 이익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JP모건체이스에 이어 소매금융, 일반 개인 소비자가 많은 2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 역시 탄탄한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1분기 매출은 263억 9천만 달러로 월가 예상치보다 1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지난 분기 1조 이상 더 수익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은행의 핵심 순익은 예금 이자 등으로 지급한 비용을 뺀 대출과 투자 수익일텐데, 순이자이익은 144억 달러 약 17조 원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이런 숫자 덕분에 오늘 뱅크오브아메리카를 비롯해 여파 금융섹터 지수가 동반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최근 은행위기가 오히려 대형은행들에게 반사이익을 안겼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마찬가지인가요?

<기자>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지역은행 파산 영향으로 예금주들이 대거 대형은행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앞서 JP모간체이스는 이 기간 신규예금 규모가 370억달러 늘었다고 밝혔는데,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오히려 같은 기간 전체 예금이 약 2%, 기업과 일반 소비자 예금 등 320억 달러가 감소한 1조 9천억 달러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전체 예금 규모에서 지난해 4분기와 별 차이가 없는데, 올해들어서도 기준금리가 0.5% 포인트 상승하는 등 예대금리 차이가 추가로 벌어지면서 순익을 끌어올린 것으로 파악됩니다.

표를 보시면 미국은행들의 지난 5년간 대출금리 추이를 보여주는 그래프입니다.

현재 미국 은행 예금 전국 평균 금리가 연 0.35% 정도이니까, 팬데믹 직전 연 4~5% 수준이던 대출 이자를 감안하더라도 그 2배 이상의 이익을 여전히 남기고 있는게 대형 소매은행들인 겁니다.

<앵커> 그런데 투자자들은 환호하고, 시장은 안심할 법한데 경영진들은 내년을 대비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이날 대규모 해고 발표도 있었죠?

<기자> 이날 모이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 최고경영자는 깜짝 실적에도 상반기 중에 4천명, 전체 직원의 2%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모이니한 CEO는 "팬데믹 이후 대폭 늘어난 인력을 재고하게 된 것일 뿐 사업둔화에 대비하기 위한 시그널로 간주하지는 말아달라. 하반기 경기침체가 예상되지만 소비활동이 크게 둔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는데요.

그의 말처럼 경영이 어려워 직원을 줄이려는 것이 아닙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같이 망할 뻔한 전례가 있고 이후 내실을 다져온 은행이기도 한데, 팬데믹 극복 과정에서 고용했던 인력을 조정하는 국면이라는 겁니다.

현재 1분기 기준으로 21만 7천명이니까 여전히 대규모 고용인력을 보유한 기업이고, 경기침체에 대비해 약 9천억 달러 대규모 예비비를 떼어둘 만큼 대비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 애플 "고맙다, 골드만" <앵커> 두 번째 키워드로 넘어가보죠. 애플과 제휴를 맺은 골드만 얘기를 전해드렸는데 애플만 좋은 일을 한 것 같습니다.

어제 실적을 보면 골드만삭스그룹이 손해 본 것이란 시장의 의심이 커진 것으로 보여요.

<기자> 어제까지 미국을 상징하는 대형 소매은행이 깜작 실적 행진을 벌였는데, 투자은행, 우리로 치면 증권사에 가까운 금융사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찰스슈왑이 예금 이탈로 과연 버틸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 지금 제기되기 시작했고, 대형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앵커> 다른 은행들과 얼마나 다르기에 실적도 주가도 거꾸로 움직인 건가요?

<기자> 골드만삭스 실적 보고서 자료를 잠깐 보시면 주당 순이익 8.79달러로 월가 예상 충분히 넘었고요. 순이익 전체 규모는 32억 3천만 달러, 4조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냈습니다. 하지만 기대치만 넘었을 뿐 작년 1분기와 비교해 순이익은 18%나 줄고, 매출도 5% 줄면서 소매 중심 대형은행과 달리 역성장을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중소은행에서 빠져나온 예금을 흡수하는데 한계가 있었던데다, 금리인상 여파로 투자금융부문에서 26% 매출 감소가 일어난 영향이 큽니다.

한국 증권시장에서도 조 단위 기업공개가 사라지고, 채권발행 증권사들이 매우 고전하고 있는데, 이 시장 리더 격인 골드만 조차 채권거래에서 매출이 17%나 줄어든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런데 투자자들을 더 실망시킨 점은 어제 애플과 제휴사업 결과물로 내놓은 '애플 페이'를 통한 4%대 고금리 상품에 대한 부작용을 시인했다는 점입니다.

<앵커>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가 직접 언급을 한 대목입니다. 은행이 직접 디지털 플랫폼을 제공하려던 계획이 애플과 손잡으면서 틀어지게 됐다는 진단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기자> 한국 대형은행들도 플랫폼과 제휴하기보다 자체 브랜드를 키우는 전략인데, 골드만삭스는 오히려 이 시장의 공룡인 애플에 끌려다니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입니다.

골드만삭스가 자체 디지털 뱅킹 브랜드 '마커스'를 운용하고 있지만, 대출 비중을 대폭 줄이면서 4억 7천만 달러 손실을 낸 것도 향후 실적에 부정적 요인으로 지목받았습니다.

협력사인 골드만이 이렇게 시장의 외면을 받는 동안 애플은 어제 인도에서 첫 매장을 내면서 자국에서 금융시장 개척, 해외에서 중국을 대체할 시장 확장까지 양단을 모두 노리는 전략을 성공시키는 것 처럼 보입니다.

애플이 다음달 실적을 공개할 예정인데, 아이폰 판매 둔화에도 향후 제품 생산 마진과 금융서비스 마진을 확보했다는 데이터가 나올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인류 최대 우주선으로 축포? <앵커> 마지막 키워드 짧게 짚어보죠

인류 최대 우주선이라는 스타십이 내일 발사되는데, 테슬라 주주들에게도 영향이 있는 이벤트가 되겠군요?

<기자> 현지시간으로 19일, 우리 시간으로 내일 아침에 테슬라 실적과 컨퍼런스콜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마침 인류 최대 우주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이끄는 스페이스엑스의 화성 탐사목적의 스타십도 이날 발사를 재개합니다.

로켓과 우주선을 결합해 높이가 120미터, 40층 정도니까 여의도 빌딩들 크기와 맞먹을 정도의 로켓입니다. 당초 그제 미국 텍사스 스타베이스에서 발사 하려다 밸브가 얼어붙어 발사 30분 전 중단되었는데요.

일론 머스크는 기대치를 낮췄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그간 모든 사업에서 빠짐없이 연관시켜온 부분이기 때문에 테슬라 주주들에게도 중요한 이벤트가 될 전망입니다.

<앵커> 테슬라 실적 지난번에도 언급했습니다만 결국 마진, 싸게 팔고도 얼마나 남겼는지가 핵심이 될 거라고요?

<기자> 실적 공개를 앞둔 테슬라가 오늘 오후 주력 전기차 모델Y의 미국 내 판매 가격을 또 내렸습니다.

이미 20% 가량 가격을 내렸는데, 장거리와 고성능 모델 모두 400만 원 가량 더 인하한 가격에 내놓은 겁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한 세제 혜택에 더해 가격 인하 공세로 점유율을 늘려가려는 계산으로 풀이됩니다.

전세계 차량 생산 업체 가운데 순이익, 마진을 가장 많이 남겨온 테슬라가 공격적인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유럽과 중국 등 경쟁 업체들은 압박에 몰리게 됐습니다.

다만 월가가 주목하는 건 이러한 가격 인하에도 이익을 지켜낼 수 있느냐입니다.

전망치 집계를 보면 올해 1분기 마진, 차량 판매 총이익이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월가 투자 의견이 상향조정 되기는 했지만, 대규모 투자 과정에서 마진을 충분히 방어했는지가 이번 분기 실적 발표의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입니다.
김종학 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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