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윅'이 선보이는 액션종합선물세트

김형욱 2023. 4. 1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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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영화 리뷰] <존 윅 4>

[김형욱 기자]

 
 영화 <존 윅 4> 포스터.?
ⓒ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매트릭스> 시리즈의 스턴트 코디네이터를 비롯해 키아누 리브스의 스턴트 더블(전속 스턴트맨)으로 오랫동안 활동해 오다가 2014년 <존 윅>을 통해 전격적으로 연출 신고식를 치른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은 이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조감독으로 멋드러진 액션 시퀀스를 탄생시켰다. 21세기 초를 대표할 만한 액션 거장이 탄생한 것이다. 

채드는 <존 윅>을 잊지 않았으니 2017년에 후속편을 가지고 돌아왔고 다시 2년 뒤 3편으로 돌아왔다. 갈수록 커지는 세계관과 재미, 그리고 액션 수위까지. 1편에서 이미 넋이 나갔는데 2, 3편 계속될수록 '이보다 더 정교하고 자극적인 액션은 없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깨부숴 버렸다. 비록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서사 또한 어설프게 추가되어 액션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었던 아이러니도 함께 존재하지만 말이다.

존 윅이 죽지도 않고 < 존 윅 4 >로 돌아왔는데, 이번이 <존 윅> 시리즈의 마침표가 될 거라고 한다. 이미 TV 시리즈와 스핀오프 영화가 제작되고 있다. 그럼 아무 생각 없이 존 윅의 마지막을 마음껏 즐기면 될까.

존 윅은 자유와 평화를 되찾을 수 있을까?

바워리 킹에 의해 구조되어 비밀 은신처에서 수련 중인 존 윅, 그는 중동의 사막으로 가 최고회의 수장인 장로를 죽여 버린다. 그는 즉각적인 자유와 평화를 원했지만 장로는 죽음만이 존 윅에게 자유와 평화를 줄 거라고 했다. 장로의 죽음으로 최고회의는 발칵 뒤집히고, 곧 프랑스의 빈센트 그라몽 후작에게 전권을 줘 존 윅을 처리하게끔 한다.

그라몽 후작은 우선 뉴욕 컨티넨탈 호텔을 폭파시키고 컨시어지를 죽인다. 지배인 윈스턴으로선 존 윅이냐 최고회의냐를 선택해야 한다. 한편 그라몽은 존 윅의 옛 동료인 케인을 불러 그의 딸을 인질로 잡고 존 윅을 암살하려 한다. 그런가 하면 역시 존 윅의 옛 동료인 코지가 지배인으로 있는 오사카 컨티넨탈 호텔을 급습한다. 코지가 존 윅을 보살피고 있다는 제보를 받은 것이었는데, 사실이었다. 존 윅은 처절한 싸움 끝에 간신히 도망친다.

존 윅을 암살하려는 이는 또 있었는데, 뛰어난 실력의 현상금 사냥꾼 미스터 노바디다. 그는 존 윅의 현상금이 오르길 기다리며 그의 곁을 맴돌다가 결국 그라몽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존 윅은 윈스턴과 조우해 그라몽 척결을 선언하는데, 윈스턴이 오랜 전통의 '최고회의 1 대 1 결투'로 그라몽을 죽이는 게 최고의 방법이라고 일려준다. 과연 최고 회의 소속이 아닌 존 윅은 그라몽과의 최고회의 결투를 성사시켜 그를 죽이곤 자유와 평화를 되찾을 수 있을까. 각지에서 몰려올 킬러들과 케인, 미스터 노바디, 그리고 그라몽의 부하들을 이겨낼 수 있을까.

세상 온갖 액션의 업그레이드판

존 윅은 시리즈를 거듭하며 수없이 많은 킬러들의 직접적인 위협을 받았다. 존 윅이 계속 살아남으니 킬러들의 수준도 높아졌다. 4편에선 일반 킬러들뿐만 아니라 케인, 미스터 노바디, 그라몽 후작의 최측근 등 네임드 킬러들의 실력도 눈에 띈다. 

덕분에 <존 윅 4>에선 그야말로 세상 온갖 액션의 업그레이드판 신을 감상할 수 있다. 그야말로 액션 종합선물세트.

러닝타임도 액션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2시간 30분이 넘어가는데, 정말 쉬지 않고 숨가프게 액션이 진행되니 이쯤 되면 '존 윅'을 사랑해 준 팬들을 위한 팬서비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존 윅은 언제나 그랬듯 터덜터덜 걷다가 뒤뚱뒤뚱 뛰다가 헐레벌떡 도망다닌다. 사람을 죽일 때도 멋짐은 온데간데없고 처절하게 망가진다. 온갖 액션을 오마주했지만 디테일에서 완전히 다른 면모를 보인 것이다.

필사즉생 필생즉사, 공수래 공수거

< 존 윅 4 >는 시작부터 가야 할 길을 명확히 알려준다. 존 윅은 자유와 평화를 원하고 장로는 그가 죽어야 한다고 말한다. 존 윅은 지금까지 복수를 위해, 즉 타인을 위해 살았지만 이젠 자유와 평화를 위해, 즉 자신을 위해 살고자 한다. 

'필사즉생 필생즉사'라는 말이 있다. 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 존 윅은 진정한 자유와 평화를 얻고자 죽으려 한다. 과연 그는 어떻게 될까. 

은퇴했던 존 윅이 다시 업계에 발을 담그며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시시포스의 형벌처럼 위협에서 벗어나면 또 다른 위협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네 인생이 이와 다를까. 매일매일 끊임없이 반복되는 삶의 굴레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존 윅이 수없이 많은 이를 죽임에도 불구하고 어딘지 짠해 보이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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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ingenv.tistory.com과 contents.premium.naver.com/singenv/themovie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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