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떠다니는 '암모니아 공급 선박' 국내 최초 개발

액화암모니아 재기화해 육상에 공급
육상터미널 대비 저렴·짧은 제작 기간

HD현대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암모니아의 해상 공급 특수선박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

HD현대 조선 계열사인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은 한국석유공사와 공동으로 ‘암모니아-FSRU(부유식 암모니아 저장·재기화 설비)’를 개발하고 19일 영국 로이드선급으로부터 기본승인(Approval In Principle)을 획득했다고 이날 밝혔다. 한국석유공사 울산 본사에서 열린 이날 기본승인 인증식에는 전승호 HD현대중공업 기술본부장(부사장)과 남기일 HD한국조선해양 상무, 안범희 석유공사 ESG실장, 박성구 로이드선급 극동아시아 총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번에 개발한 암모니아-FSRU는 생산지에서 운송된 액화암모니아를 저장했다가 필요하면 다시 가스 상태로 바꿔(재기화) 육상 수요처에 공급하는 선박이다. FSRU는 일반적으로 해안의 계선(繫船)시설에 접안해 육상터미널과 유사한 방식으로 운용되며, 육상 터미널과 비교해 건조 비용이 저렴하고 제작 기간이 짧으며 넓은 용지 확보가 필요 없는 것이 장점이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0년 인도한 17만m³급 LNG FSRU [사진제공=현대중공업]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연료로, 석탄과 혼소(混燒)하면 발전량을 유지하면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암모니아 20% 혼소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400만t 규모의 암모니아 유통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암모니아는 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하는 운반체로도 주목받고 있다. 암모니아는 수소와 질소가 결합한 화합물로, 액화온도가 영하 33도로 수소의 액화온도(영하 253도)보다 높고 액화 시 동일 부피에서 액화수소보다 1.7배 수소저장 밀도가 높아 수소의 대규모 장거리 운송과 저장에 적합하다.

HD현대는 이번 암모니아-FSRU 개발로 향후 암모니아 수요 증가에 따른 시장 확대 시 선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D현대와 한국석유공사, 로이드선급은 지난해 12월 암모니아-FSRU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수행하고, HD한국조선해양은 핵심 기자재인 재기화시스템을 개발했다. 한국석유공사는 공사가 추진하는 국내 청정 암모니아 인수·저장 인프라 구축 사업 및 기술 정보를 제공했다.

전 기술본부장은 “오랜 기간 쌓아온 HD현대중공업의 차별화된 FSRU 기술력을 바탕으로 암모니아-FSRU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며 “암모니아-FSRU 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실장은 “이번 개발은 청정 암모니아 저장 인프라 분야의 현안을 해결할 주요한 솔루션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HD현대, 로이드선급과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무탄소·청정에너지 생태계 구축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암모니아 시장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운영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FSRU 개발은 산업 가치사슬의 중요한 요소”라며 “이번 인증이 암모니아 비즈니스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