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무기 왜 팔아?"...중국, 美 방산기업 임원 6명 제재
중국 정부가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단 이유로 미국의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이하 레이시온)의 임원들을 제재했다. 대만해협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발표다.
중국 상무부는 18일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내고 "이들 기업은 오랫동안 대만에 무기를 판매해 성질이 매우 나쁘다"고 비판했다. 록히드마틴이 레이더·헬기·항공관제장비를, 레이시온이 미사일 시스템 등을 각각 대만에 공급하고 있단 점을 꼬집은 것이다.
그러면서 "국가 주권과 안보를 수호하기 위해" 록히드마틴의 제임스 D 타이클레 최고경영자(CEO) 등 2개 업체의 임원 6명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이들에겐 중국 입국과 중국에서의 사업·체류 등이 금지된다.
상무부는 또 "중국 제품이 이들의 군수 산업에 사용되는 일을 막겠다"며 자국 기업들에 록히드마틴·레이시온과의 수출입 활동을 금지한다고 덧붙였다. 관련 규정을 위반할 시 법률 및 규정에 따라 책임을 물을 것이란 경고와 함께다.
이번 발표는 앞서 지난 2월 16일 중국 상무부가 이들 2개 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에 올린 데 이은 조치다. 당시 중국 정부는 이들 기업의 중국 내 신규 투자와 고위급 인사의 중국 방문을 금지하는 등 여러 제재를 가했지만 '고위급 인사'가 누구인지 구체적인 명단을 공개하진 않았었다.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단 이유를 내세우곤 있지만, 실제로는 '정찰풍선' 사태로 미국 정부가 차이나 일렉트로닉스 테크놀로지그룹 등 정찰풍선 개발과 관련 있는 중국 기업들을 제재하자 이에 대해 맞불을 놓은 것이란 게 미 언론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지난 2월 백악관은 "중국의 제재는 상징적이며 불필요한 조치"라고 짧은 입장을 밝혔었다.
그러나 아예 '상징적'인 조치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미 군수업체들은 중국에 무기를 팔지 못하지만, 항공관제 시스템 등 항공·위성 관련 제품은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중 경쟁에서 중국이 가할 수단은 아직 많다"며 중국의 보복이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란 게 문제라고 짚었다.
중국은 지난 2019년, 2020년에 이어 지난해 2월에도 대만 무기 판매를 이유로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온을 제재한 바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미 방산업체 보잉도 제재했다. 대만에 원거리 타격이 가능한 하푼 미사일을 공급한단 이유였다.
중국은 지난 2020년부터 미국의 각종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일종의 블랙리스트인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을 작성, 제재를 부과하고 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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