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 반감기 1년 전… 3만 달러 지켜낼까?

김철오 2023. 4. 19.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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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력은 ‘채굴 반감기’ 모멘텀 뿐
코인베이스 ‘미국서 이탈’ 가능성
인텔 채굴용 칩 생산 중단 발표
암호화폐 비트코인 자료사진. 로이터통신이 지난해 5월 17일(현지시간) 촬영한 일러스트용 사진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여러 악재 속에서 채굴량 반감기를 1년 앞둔 모멘텀(추진력)만으로 3만 달러 선을 재탈환했다. 이 틈에 암호화폐 시장의 ‘탐욕과 공포’ 지수는 탐욕 구간에 들어갔다.

비트코인은 19일(한국시간) 오후 4시 현재 미국 암호화폐 시가총액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1.07% 오른 3만46달러(약 3980만원)를 가리키고 있다. 지난 17일 2만9000달러대로 밀려난 지 이틀여 만에 3만 달러 선을 되찾았다. 비트코인의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시세는 업비트에서 3946만원, 빗썸에서 3948만원이다.

강세는 비트코인에서만 두드러진다.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암호화폐)의 경우 종목마다 등락이 엇갈렸다. 암호화폐 시총 2위 이더리움은 같은 시간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1.62% 하락한 2073달러(약 275만)를 표시했다. 국내 거래가는 업비트와 빗썸에서 모두 272만5000원이다.

암호화폐 시세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은 시장에 풀린 유동성과 투자 심리다. 투자 심리는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포함한 주요 경제권 중앙은행의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뉴스채널 CNN에서 시장의 심리를 백분위로 표시한 ‘공포와 탐욕 지수’는 ‘탐욕’ 구간인 68을 나타냈다. 55~75 사이가 탐욕 구간에 해당한다. 암호화폐 데이터 업체 얼터너티브의 ‘공포와 탐욕 지수’도 63으로 측정돼 시장의 투자 심리를 탐욕으로 평가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만 빼놓고 보면 1년 앞으로 다가온 채굴량 조절 시점이 투자 심리에 작용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총량은 2100만개로 제한돼 있다. 비트코인은 컴퓨터로 수학 문제를 풀어내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암호화폐 시장은 그 과정을 ‘채굴’로 설명한다. 생산 과정을 은행의 화폐 발행보다 광산의 자원 채굴의 개념으로 본 것이다.

비트코인 채굴량은 4년마다 한 번씩 상승하는 수학 문제의 난도를 따라 절반으로 줄어든다. 암호화폐 시장은 이를 ‘비트코인 채굴량 반감기’라고 부른다. 반감기 전후마다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했다. 미국 경제매체나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는 대부분 2024년 4월 20~25일 사이를 다음 채굴량 반감기로 지목했다. 가장 최근의 반감기는 2020년 5월이었다.

하지만 암호화폐 시장의 악재는 언제나 돌출한다.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정부가 수년 안에 규제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면 회사를 다른 국가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인베이스는 중국계 바이낸스에 이어 세계 2위, 미국 내 1위 암호화폐 거래소로 꼽힌다.

코인베이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대한 소송도 준비하고 있다. SEC는 그동안 암호화폐 관련 규제와 소송을 주도해왔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비트코인 채굴 전용 장비에 탑재하는 비메모리 반도체 칩 ‘블록스케일’ 생산을 중단한다는 소식도 암호화폐 시장의 악재로 꼽힌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인텔이 블록스케일에 대해 오는 10월 20일까지 주문을 받고, 내년 4월 20일부터 생산·배송을 모두 종료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인텔의 블록스케일 생산 종료 예정 시점은 공교롭게 비트코인 채굴량 반감기와 일치한다.

제도권 금융 시장에서 비트코인의 상승 동력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세계 5대 재벌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비트코인이 3만 달러 선을 10개월 만에 재탈환하고 하루 뒤인 지난 12일 미국 경제채널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을 ‘도박용 토큰(Gambling token)’에 비유했다.

그는 “비트코인에 본질적 가치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사람들이 룰렛의 휠을 돌리고 싶어하는 행위를 막을 수는 없다.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일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은 인간의 본능”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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