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가 소환한 X세대 패션 브랜드 '티피코시·노티카'

김흥순 2023. 4. 19. 17: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힙합과 레게가 가요계를 강타한 1990년대는 인기를 끈 패션 스타일에도 이 같은 개성이 녹아 있었다.

Z세대를 집중 연구한 'Z세대는 그런 게 아니고'의 저자 고승연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X세대가 과거 부모 세대에 유행하던 음악이나 패션을 객관적인 자료로 접하기 힘든 반면, Z세대는 유튜브나 숏폼 플랫폼을 통해 1990년대 인기를 끌던 가수나 옷차림 등 당대 트렌드를 비교적 친숙하게 경험할 수 있다"며 "티피코시처럼 한때 유행했던 패션 브랜드명을 전혀 모르더라도 과거 트렌드를 신선하고 호기심 있게 받아들일 창구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트로 열풍 타고 15년 만에 재론칭
뉴진스 등 영향에 'Y2K' 트렌드 각광

힙합과 레게가 가요계를 강타한 1990년대는 인기를 끈 패션 스타일에도 이 같은 개성이 녹아 있었다. 허리춤을 골반에 걸치고 밑단을 늘어뜨린 통큰 바지와 무릎이 드러나는 찢어진 청바지, 헐렁한 티셔츠와 배꼽이 노출된 크롭탑 등으로 자유롭고 반항적인 이미지를 부각했다. 당시 20대를 지낸 X세대가 향유했던 이 패션 트렌드가 '뉴트로(복고를 새롭게 재해석한 트렌드)' 열풍을 타고 30여년 만에 'Z세대(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출생)' 감성으로 다시 부활하고 있다.

1990년대 티피코시가 내세운 CF[사진제공=LF]

대표 주자는 생활문화기업 LF가 지난 17일 온라인몰을 통해 재출시한 '티피코시'다. LF의 전신인 반도패션에서 처음 선보인 이 브랜드는 판매 부진으로 2008년 시장에서 철수했다가 15년 만에 다시 등장했다. 티피코시는 과거 힙합과 레게 등 흑인 음악 문화를 패션에 접목해 유행을 이끌었다. 당대 문화 아이콘이던 서태지와 아이들을 모델로 기용하고 김건모, 삐삐밴드 등 최고의 인기 가수들이 출연한 텔레비전 광고를 선보이며 주류 패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LF 관계자는 "Z세대 아이콘으로 불리는 그룹 뉴진스가 크롭탑과 카고바지 등 1990년대~2000년대 초반 감성의 'Y2K' 패션으로 뉴트로 열풍을 불러왔다"면서 "LF가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 가운데 티피코시가 Z세대에게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재론칭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부활한 티피코시는 기존 브랜드 정통성을 새롭고 '힙'하게 재해석했다. 브랜드 색상은 1990년대 주로 사용했던 '퍼플'을 중점으로 사용하면서 과거 패션에 음악을 접목한 것처럼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적 요소를 반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뉴트로 열풍을 타고 재론칭한 '티피코시' 화보[사진제공=LF]

패션 업계에서는 한동안 소비자에게 잊혀졌던 브랜드가 뉴트로 감성을 타고 다시 등장하는 사례가 낯선 광경이 아니다. 앞서 1990년대 중반 청소년들이 교복만큼이나 즐겨 입던 '노티카'가 2021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재탄생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1992년 이 브랜드를 국내에 소개했던 영창실업이 실적 악화로 사업을 정리한 뒤 2009년과 2012년 각각 재론칭을 시도했다가 실패를 맛봤으나 Y2K 트렌드가 주목받으면서 불씨를 살렸다. 같은 해 데님브랜드 '리(LEE)'도 2000년대 초반 국내에서 철수했다가 16년 만에 등장해 명맥을 이었고 '트루릴리전'과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등 추억의 브랜드도 재소환됐다.

Z세대를 집중 연구한 'Z세대는 그런 게 아니고'의 저자 고승연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X세대가 과거 부모 세대에 유행하던 음악이나 패션을 객관적인 자료로 접하기 힘든 반면, Z세대는 유튜브나 숏폼 플랫폼을 통해 1990년대 인기를 끌던 가수나 옷차림 등 당대 트렌드를 비교적 친숙하게 경험할 수 있다"며 "티피코시처럼 한때 유행했던 패션 브랜드명을 전혀 모르더라도 과거 트렌드를 신선하고 호기심 있게 받아들일 창구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패션의 유행은 일정 시기를 두고 되풀이되는 특징이 있다"며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익숙한 Z세대에게 X세대의 패션 트렌드는 개성을 부각하고 재미를 추구하는데 더 없이 좋은 아이템"이라고 덧붙였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