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방미 전 '우크라 군사지원' 시사…"조건부로 입장 명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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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적 지원' 전제 밝힌 尹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검토하는 조건으로 ▶대규모 민간인 공격 ▶대량학살 ▶전쟁법 중대 위반을 제시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불법적인 침략을 받은 나라에 대해서 그것을 지켜주고 원상회복을 시켜주기 위한 다양한 지원에 대한 제한이 국제법적으로나 국내법적으로 있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전쟁 당사국과 우리나라와의 다양한 관계와 전황 등을 고려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따로 제한을 둘 수는 없지만, 러시아 등과 관계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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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시 가정 메시지 명료화"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과 관련해 오는 26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우크라이나 살상 무기 지원 관련 한국의 입장을 더 명료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전 국가에 살상 무기는 지원하지 않는다"는 정부의 기존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미국의 입장 등을 고려해 조건부로 향후 논의 가능성은 열어뒀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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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측 압박 대비해야"
다만 일각에선 미국 측이 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명분 삼아 한국에 대한 요구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있어 정상회담을 앞두고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미 정부의 기밀 문건 유출로 인해 우크라이나 내 무기 소진 상황과 더불어, 미국이 한국의 역할을 꾸준히 요구했다는 사실이 의도치 않게 드러났다.
또한 지난달 정부가 미국에 155㎜ 포탄 50만 발을 대여하는 계약이 체결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는데, 한ㆍ미 간에 수면 아래에서 논의되던 군사 분야의 '우크라이나 우회 지원'이 본격적으로 회담 테이블에서 다뤄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 최근 유출된 미 정부 문건 중에는 "한국 국가안보실이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해) 직접 전화를 걸까봐 걱정하고 있다"는 대목도 담겼다.
이와 관련, 오는 26일 한ㆍ미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관련 한국의 지원 범위를 인도적ㆍ재정적 분야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한국 측 성과도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을 겨냥한 사이버 분야 양국 협력 강화, 일본까지 포괄하는 정보 공유 확대, 한국수력원자력을 향한 미 웨스팅하우스의 소송으로 발목 잡힌 한ㆍ미 원전 협력 돌파구 마련, 최근까지도 세부 지침을 통해 한국차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대책 수립 등이 관련 의제로 꼽힌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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