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부터 갔던 '장로' 김기현…'전광훈 사태' 후 이곳 찾았다

전민구 2023. 4. 1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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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시 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정통 개신교계와의 접점을 늘리면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확실한 선 긋기에 나섰다.

김 대표는 1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시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우리는 갈등이 고조되고 서로 반목하는 사회 속에 살고 있다”며 “집권당 대표이자 기독 정치인으로서 큰 책임을 느끼고 좀 더 나은 사회,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사회,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위해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많은 교계 지도자들이 기도하는 자리에서 인사드리게 돼 영광스럽다. 수고하신 모든 분께 하나님께서 복에 복을 더해주시길 바란다”라고도 밝혔다.

김진표 국회의장(앞줄 왼쪽 첫째)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앞줄 왼쪽 둘째),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뒷줄 왼쪽 셋째)가 지난 9일 서울 중구 영락교회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조찬기도회는 서울시기독교총연합회(서기총)가 주최한 행사다. 대한예수교장로회와 기독교대한감리회 등이 포함된 이 모임을 교계에서는 정통 개신교계로 분류한다. 김 대표는 울산 대암교회 장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대표가 부인 이선애 여사를 만난 것도 고등학생 시절 교회에서였다”며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를 독실한 정통 개신교인으로 본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간 김 대표는 종교적 편향성 논란을 우려해 개신교계와의 만남을 후순위로 둬 왔다. 지난 3월 8일 대표에 당선된 뒤 찾은 첫 종교계 행선지도 불교계였다. 지난 3월 16일 그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만나 “우리나라 불교의 화쟁정신처럼 하나로 포섭하는 정신을 이어받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정통 개신교계와의 만남을 부쩍 늘리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조찬기도회에 참석했고, 9일에는 서울 중구 영락교회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에 자리했다. 다음 달 초에는 개신교 연합기구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과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공천권 폐지하고 후보자 경선을 하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같은 행보에 대해 당내에서는 “전 목사와 확실히 선을 긋겠다는 의미 아니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전 목사는 2019년 광화문 집회에서 “하나님도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고 말해 정통 교계로부터 “신성모독”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전 목사가 대표회장을 지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지난해 12월 전 목사에 대해 ‘회원 자격정지 3년’ 징계를 내렸다. 한기총 관계자는 “전 목사에 대한 이단 여부에 대해서도 현재 논의 중”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대표가 정통 교계에 손을 내밀면서 ‘전광훈-국민의힘 유착’ 논란을 불식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 지시에 따라 국민의힘은 지난 18일 당원 중 입당 당시 ‘추천인 전광훈’이라고 기재한 이중당적(국민의힘-자유통일당) 의심자 981명에게 탈당 경고문자를 보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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