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왕' 변호인 "세입자 사망사실 알아…보증금 반환은 막막한 상황"

황기현 2023. 4. 1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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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3명이 사망한 125억원대 전세 사기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일명 '건축왕'의 변호인이 "세입자들의 사망 사실을 안다"면서도 "(보증금 반환은) 막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건축업자 A씨 변호인은 이날 통화에서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느냐"는 물음에 "현실적으로 상당히 막막한 상황"이라고 대답했다.

한편, 최근 인천에서는 A씨 일당으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 3명이 잇따라 사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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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 전세 보증금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 3명 잇따라 사망
변호인 "현재 방법 없어…부동산 시장 비정상적으로 좋지 않아 시간 필요"
'사기혐의 부인' 건축왕 "안타깝고 세입자들에게 죄송하게 생각"
검찰 "건축왕, 대출금·전세 보증금으로 건물 계속 지어…조직적 범행"
지난 17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한 아파트 현관문 앞에 전세사기 수사 대상 아파트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뉴시스

피해자 3명이 사망한 125억원대 전세 사기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일명 '건축왕'의 변호인이 "세입자들의 사망 사실을 안다"면서도 "(보증금 반환은) 막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건축업자 A씨 변호인은 이날 통화에서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느냐"는 물음에 "현실적으로 상당히 막막한 상황"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구치소에 있는 피고인도 (가족들과) 계속 면회를 하고 있어 최근에 세입자 3명이 사망한 사실을 알고 있다"며 "현재 방법은 없고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A씨는 최근 변호인과 접견한 자리에서 "안타깝고 세입자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의 자산은 8000억원이지만 빚도 6000억원"이라며 "지금 부동산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좋지 않아 피고인과 그의 회사가 부동산 매각이나 분양을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2월 경찰이 첫 구속영장을 신청할 당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나와 세입자들에게 최대한 보증금을 돌려주겠다고 했지만 이후 약속을 지키지 않아 결국 구속됐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은 기소된 이후에도 피해 복구를 한 사례는 한 건도 없다"고 지적했다.


A씨 측은 이른 시일 내 자산 매각으로 보증금을 반환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최근 인천시에 도움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인천시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해 나온 경매 물건을 직접 사들인 뒤 현재 살고 있는 임차인에게 월세를 받고 빌려주는 방안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또 전세금 미반환 피해자가 낙찰받기를 원하면 경매 자금을 대출해 주고 일부 대출 이자를 인천시가 지원하는 대책도 요청했다.


그러나 피고인 측이 피해자들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려는 노력은 하지 않은 채 행정기관에 손만 벌린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A씨 측 관계자는 "피해 임차인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세 보증금 회수"라며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 경매가 진행되면 피해 임차인들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A씨가 자산을 매각할 때까지 세입자들을 위해 인천시의 도움을 받아 최대한 시간을 벌자는 것"이라며 "강원 동해쪽 사업이 정상화하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5일 첫 재판에서 변호인을 통해 "(검찰 공소장)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한다"면서도 사기 혐의는 전면 부인했다.


A씨 변호인은 "요즘 계약 전에 등기부 등본도 다 떼 볼 수 있는데 피고인이 아무것도 모르는 피해자들을 속인 악의적인 사기꾼은 아니다"라며 "법리적으로 사기가 되는지는 다퉈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A씨는 자기자본이 거의 들지 않은 상태에서 대출금과 전세 보증금으로 건물을 계속 지었다"며 "공인중개사들까지 직접 고용해 조직적으로 범행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최근 인천에서는 A씨 일당으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 3명이 잇따라 사망하기도 했다. A씨는 인천과 경기도 일대에 아파트 등 모두 2700채를 보유해 건축왕으로 불린 인물이다.


경찰은 이번 전세 사기 사건으로 이미 기소된 A 등 10명 외 나머지 공범 51명도 수사하고 있으며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접수한 고소 사건은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추가로 고소장이 들어오면 계속 수사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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