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 뭉친 SK·신한銀·이디야…위기청소년 자립위해 23억 투입
신기업가정신협의회 ‘다함께 나눔프로젝트’
가정 밖, 학교 밖으로 내몰린 위기청소년 등을 돕기 위해 SK그룹, 신한은행, 이디야커피 등 국내 기업들이 뭉쳤다. 이들에게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자립을 위한 적금상품을 지원해주고, 바리스타가 꿈인 청소년들에겐 인턴십도 제공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9일 경기도 군포시 경기남부청소년자립지원관에서 두 번째 ‘다함께 나눔프로젝트’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대한상의 회장을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석장 이디야커피 대표 등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오병권 경기도 부지사, 경기남부청소년자립지원관 및 쉼터 소속 직원 20여명이 자리했다.
‘복지 사각에 놓인 위기청소년 등의 자립을 지원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SK가 위기 청소년에 대한 문제해결이 시급하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신한은행, 이디야커피 등이 해법을 제시하면서 행사가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위기청소년’이란 보호자의 실질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청소년, 학교 밖 청소년, 일탈 예방을 위해 지원이 필요한 청소년 등을 말한다. 상당수가 가정과 학교 폭력 등에 노출돼 청소년 보호시설에 입소하지만 ‘위기 청소년은 문제아’라는 부정적인 편견에 갇혀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 보호·생활시설인 쉼터에 입소하는 청소년은 최근 2년간 증가했고, 이들 중 70%가 폭력 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신기업정신협의회는 이런 문제 인식에 공감하고 ‘다함께 나눔 프로젝트’ 두 번째 행사를 경기도의 청소년자립지원관에서 개최했다. 심리상담, 직업교육, 금융지원 등을 패키지화해 지원한다. 이번 프로그램으로 관련 기업들이 지원하는 서비스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3억원 규모다.
SK그룹은 “청소년들이 고립되고 단절돼 우울증, 불안장애 등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며 ‘마음건강지킴이 버스’ 5대를 기증하기로 했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버스를 운영하며 청소년 밀집 지역, 학교 인근 등으로 찾아가 상담한다. 쉼터 등 시설 퇴소 후 자립 여건을 갖추기 위해 청소년자립지원관을 이용하는 청소년(250명)에게 1년 동안 주 3회 행복도시락을 배달한다는 계획이다. SK가 급여의 70%를 지원하는 인턴십도 운영한다. 이들 서비스는 총 15억원 규모다.
신한은행은 적금상품 지원과 경제 금융교육에 7억원을 후원한다. 자립준비청년과 가정 밖 청소년 등이 생활비나 주거비 등에 필요한 목돈 마련을 위해 적금에 저축하면, 신한은행이 3년간 월 최대 15만원까지 추가금액을 적립해 최고 540만원까지 지원해주며 최대 5.85%의 높은 금리 또한 제공한다. 더불어 사회에 나와 건강한 경제생활을 할 수 있도록 경제개념 이해, 월급관리, 재테크 등 맞춤형 경제 금융교육도 실시한다.
이디야커피는 직업교육 및 인턴십 프로그램 운영에 1억2000만원을 지원한다. 바리스타를 희망하는 청소년 30여명에게 커피 전문가 양성 전문 교육프로그램(국제커피스쿨, GCS)을 지원하고, 이후 전국 이디야 매장의 직영점 인턴십 기회를 제공한다. 해당 기간 중 급여는 SK, 이디야커피가 7:3으로 지원한다.
이날 행사는 청소년 지원시설 종사자들, 위기청소년 멘토, 정부, 기업인 등이 참여한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최 회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자립 준비 청년에만 집중됐던 저희 사회적 관심을 가정 밖 청소년을 포함한 위기청소년까지 넓힌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각지대로 몰리는 위기청소년 문제는 인구문제와도 관련이 있다"며 "사회 안전망 구축해서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조금이나다 아이를 더 낳을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정 신한은행장은 “어려운 환경에 있는 자립 준비 청년들과 가정 밖 청소년들의 자립에 가장 필요한 것이 ‘자립금 마련’과 ‘금융지식’이라 생각했다” 며“청년들이 차곡차곡 쌓은 자립금과 교육을 통해 희망찬 미래를 준비하는 길에 신한은행이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청소년들의 바리스타 전문가 자격 수료를 지원하고, 현장경험과 취업의 기회가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 며 “이디야커피도 많은 청소년의 앞날을 함께 응원하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위기청소년에 대한 사회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에 기업들이 먼저 나서 주셨다는 점에서 뜻깊고 감사하다”며 “이번 지원으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위기청소년을 사각지대 없이 지원할 수 있게 됐고, 중장기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지원도 가능해졌다”고 했다.
신기업가정신협의회(Entrepreneurship Round Table·ERT)의 ‘다함께 나눔프로젝트’는 지난달 울산 한 소방서에서 열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소방관 회복 버스’ 기증을 시작으로 이번이 두 번째다. 특정 기업이 사회공헌 분야, 지역, 실천과제 등을 선정하고 관련 기업들도 자율적으로 동참하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최태원 회장, 정의선 회장부터 스타트업까지 기업의 대표들이 들고나온 ‘신기업가정신’이란 기업의 기술이나 문화, 아이디어 등으로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의 해법을 제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의 역할을 사회적 가치 증진까지 확장한 개념이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사회적 역할을 하겠다는 기업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연내 우리 기업들이 사회 곳곳에 후원하는 모습을 만나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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