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억이 137억 됐다..."낭비"라던 '함평 황금박쥐상'의 대반전

이지영 2023. 4. 1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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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전남 함평군 황금박쥐생태전시장에 순금(24k) 162㎏으로 만들어진 황금박쥐상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금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오르면서 순금(24k)으로 만들어진 전남 함평군 ‘황금박쥐상’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9일 전남 함평군에 따르면 황금박쥐상은 순금 162㎏과 은 281㎏ 등으로 제작된 대형 조형물이다.

한반도에서 멸종한 것으로 알려졌던 황금박쥐(붉은 박쥐)가 1999년 함평군 대동면 일대에 집단 서식하는 사실이 확인되자 함평군이 관광 상품화를 위해 2008년 30억여원을 들여 제작했다.

가로 1.5m, 높이 2.1m 크기의 은으로 된 원형 조형물에 순금으로 만든 6마리의 황금박쥐가 날갯짓하는 모습을 표현했다.

재료로 쓰인 순금 매입(2005년) 가격만 27억원이었지만 전시관 접근성이 떨어져 관람객 수가 많지 않자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금값이 오를 때마다 황금박쥐상 가치도 덩달아 오르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날 기준 금 시세는 그램(g)당 8만4888원으로 황금박쥐상은 매입 가격보다 5배가량 오른 137억원 이상의 가치를 갖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9년 3월에는 3인조 절도범이 황금박쥐상을 노리고 철제 출입문을 절단했다가 경보음에 놀라 달아났다.

경찰은 특수절도 미수 등 혐의로 이들을 검거했다.

황금박쥐상은 보안을 이유로 일반에 공개하지 않고 평소에는 함평엑스포공원 인근 황금박쥐 생태전시관에 보관하면서 일부 행사에만 한시적으로 공개해왔다.

오는 28일부터 개최되는 함평나비축제 기간에는 일반에 공개한다.

향후 상설 전시를 위해 연말까지 전시 장소를 함평엑스포공원 내로 옮길 계획이다.

함평군 관계자는 “금값이 상승하다 보니 황금박쥐상에 대한 관심과 문의가 많다”며 “관광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안전한 전시 장소를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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