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어떤 정권도 적대국 만드는 외교 안 했다, 윤 대통령 재고 요청"

이경태 2023. 4. 1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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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군사 지원' 외신 인터뷰에 "국익에 심대한 위해"... "철부지만도 못하다" 지적도

[이경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대한민국 국익에 심대한 위해를 가하는 이번 결정에 대해 대통령의 재고를 강력하게 요청드리는 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보도된 윤 대통령의 <로이터> 인터뷰 내용 중 '우크라이나 군사적 지원' 발언에 대한 재고를 요구했다.

윤 대통령은 이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해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 기존의 인도적·경제적 지원을 넘어 군사적 지원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그간 미국 등의 거듭된 요청에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 무기 지원 불가' 방침을 고수했던 것과 다른 입장이다. 윤 대통령이 오는 26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로이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실상 기존 방침을 수정하고 미국 측의 요청에 응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도 해석 가능하다(관련 기사: 입장 변화 윤 대통령 "우크라에 민간인 대규모 공격 발생시 군사지원 고려" https://omn.kr/23l9b ).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이날(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행사 참석 후 기자들을 만나 "외교에서 국민 생명과 안전, 국익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면서 "분쟁 지역에 대한 군사적 지원은 국익을 해치는 행위이고 결단코 해서는 안 되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보수, 진보 정권 막론하고 어떤 정권도 적대국을 만들어내는 외교정책을 한 바 없다"라며 "대한민국 국익에 심대한 위해를 가하는 이번 결정에 대해 대통령의 재고를 강력하게 요청드리는 바"라고 말했다.

"갑자기 이러는 건 1주일 남은 미국 국빈방문 때문이냐"
  
 4월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로이터와 인터뷰 중인 윤석열 대통령.
ⓒ 로이터=연합뉴스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개인 SNS 등을 통해 윤 대통령의 인터뷰 발언에 대해 격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중이다.

윤건영 의원은 본인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언급하고, 대만해협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발언을 했다"며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정치·경제·안보 등 여러 영역에서 대한민국을 위태롭게 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군사적 지원이라는 것은 러시아와 전쟁을 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는 말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반도를 갈등과 긴장으로 몰고 가는 행위"라며 "그런 행위를 다른 누구도 아닌, 대통령이 하고 있다. 설익었다는 평가조차 후한, 철부지만도 못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박용진 의원은 "대통령께서 대한민국보다 미국의 국익을 더 우선하는 검은머리 외국인 행태를 멈춰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의 민간인 폭격과 비인도적 학살행위는 개전 초기부터 이미 있었다. 그래서 우리도 비살상 군수물자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던 것"이라며 "다만 러시아가 인접국인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수성,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을 생각해 군사지원까진 할 수 없다고 방침을 세웠던 것 아니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갑자기 이러는 건, 이제 1주일 남은 미국 국빈방문을 염두에 두고 이런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라며 "1년간 지켜오던 우리의 방침을 대한민국의 이해가 아닌 오로지 미국의 이해와 요구에 이끌려 알아서 기는 처신으로는, 절대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켜낼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의원은 본인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이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한민국을 위험에 빠뜨리는 처사로,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그는 "최근 윤석열 정부가 우리 군의 155mm 포탄 50여만 발을 유럽으로 반출하고 있는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 군의 포탄이 유럽으로 들어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활용되고, 폴란드에 수출한 K-9 등도 우크라이나전에 투입될 여지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나라와의 경제 교역량이 상당한 러시아를 적으로 돌려버리는 위험천만한 결정"이라며 "러시아 현지에 법인을 두고 있는 현대차, LG전자, 삼성전자, 팔도 등 160여 개 한국 기업들이 날벼락과 같은 제재를 받을 위험이 있다. 이는 곧 우리 국익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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