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기업 리포트]⑦작년 대기업 100원 팔아 6.2원 벌었다…마진 3%포인트↓

최동현 2023. 4. 1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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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상장사 총 매출 2043조3070억원, 영업익 127조865억원
영업이익률 6.22%…전년比 3%포인트↓
SK바이오팜 영업이익률 -52.3%
삼성전자, 지난해 매출·영업이익·당기순이익 1위
HMM, 영업이익 4위→2위 상승
해상운임비 상승 등 호재

편집자주 -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은 스포츠로 치면 국가대표다. 우리나라 각 산업을 대표하고 경제를 이끈다. 국민들이 거는 기대도 크다.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100대 기업 주식을 산다. 취업준비생들은 100대 기업에서 일하는 미래를 꿈꾼다. 매년 벚꽃이 필 무렵 100대 상장사는 사업보고서를 제출한다. 지난 일년간 우리나라 주전 멤버로 뛰며 어떤 성적을 거뒀고 기존에 한 약속을 잘 지켰는지 스스로 점검해보자는 취지다. 아시아경제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이 제출한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이들의 몸 상태를 점검해봤다. 올해도 우리 경제를 이끌 수 있는지 부상을 점검하고 다른 기업과 비교해 자신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100원어치의 제품·서비스를 팔아 6.2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늘었지만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금리인상 등 대내외 악조건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아시아경제가 올해 1분기 말 시가총액 기준 국내 상장사 상위 100곳(금융회사 제외)의 '2022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00대 상장사의 총 매출은 2043조3070억원, 영업이익은 127조865억원이다. 직전해에 비해 매출은 21.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8% 줄었다. 매출은 86개 기업이 늘었고 영업이익은 63곳이 증가했다. 2021년 코로나 공포로 얼어붙었던 세계경제가 2022년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자 주요기업 매출이 늘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폭등, 반도체 가격 폭락 등으로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100대 상장사의 영업이익률은 6.22%다. 직전해(9.25%)에 비해 약 3%포인트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기업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영업이익률이 10%라면 1000원짜리 물건을 팔아 100원을 남겼다는 얘기다.

100대 상장사 중 영업이익률이 플러스인 기업은 89곳이다. 반면 11곳은 영업손실로 마이너스였다. 영업이익률이 가장 낮은 곳은 SK바이오팜(-53.2%)이다. 1000원짜리 물건을 팔아도 원재료비와 인건비 등이 더 나가 532원의 손해가 발생했다는 얘기다. 지난해 SK바이오팜은 매출 2462억원, 영업손실 1311억원을 기록했다. 그다음으로 한국전력(-45.9%), HLB(-41.6%), 삼성중공업(-14.4%) 등의 순으로 영업이익률이 낮았다.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국내 최대 선사인 HMM으로 53.6%에 달했다. 100대기업 중 영업이익률이 유일하게 50%를 넘었다. 2021년에도 영업이익률이 53.4%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특수로 해운운임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실적 개선 효과를 톡톡히 봤다. 뒤이어 DB하이텍(45.9%), 크래프톤(40.5%), 삼성바이오로직스(32.8%) 등의 순으로 영업이익률이 높았다.

당기순이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한진칼로 329.2%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률이 높다는 것은 매출에 비해 기업이 가져가는 현금이 많다는 얘기다.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에서 영업 외 수익과 비용을 반영한 뒤 법인세를 제하고 산정한다. 기업이 본업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부동산 처분이나 금융자산 운용 등 영업 외 활동으로 발생한 수익이 많으면 당기순이익도 그만큼 올라간다. 한진칼의 경우 지난해 저비용항공사(LCC) 수직계열화를 위해 한진칼이 보유했던 진에어 주식을 대한항공에 양도했다. 이 과정에서 4936억원의 주식 매각 차익이 생겨 당기순이익률이 높아졌다. 뒤이어 HMM(54.3%), DB하이텍(33.4%), LG(29.4%) 등의 순으로 당기순이익률이 높았다.

지난해 100대 상장사 중 당기순이익률이 플러스인 곳은 83곳이다. 나머지 17곳은 당기순손실로 마이너스였다.

삼성전자 독주, HMM 코로나 특수

지난해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삼성전자가 1위를 차지했다. 삼성·현대차·기아의 위치는 공고했다. 코로나 특수로 해운회사 HMM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2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 지난해 실적의 특이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1위를 독차지했다. 2위보다 매출 2배, 영업이익 4배, 당기순이익은 5배 더 많았다. 매출은 사상 최대인 302조231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3조3766억원, 당기순이익은 55조6641억원이었다. 삼성전자 지난해 실적에 대해 산업계는 '빛 바랜 매출 300조원'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4조3061억원으로 직전해 같은 기간에 비해 68.95% 줄어든 '어닝 쇼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IT기기, 가전 등 완제품 수요가 감소하면서 반도체 같은 부품 실적이 나빠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매출 2위는 현대차(142조5275억원)였다. 그 뒤로 SK(134조5516억원), 기아(86조5590억원), POSCO홀딩스(84조7502억원) 순이었다. SK 매출은 2021년 대비 38.4%, 현대차는 21.2%, 기아는 23.9%씩 늘었다.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증가와 반도체 수급난 개선이 현대차와 기아차 매출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영업이익에서는 HMM이 9조9516억원을 기록하며 삼성전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4위였다. 현대차(9조8198억원), SK(8조47억원), 기아(7조2331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HMM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이유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미국의 항만 적체가 이어지면서 운임이 올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영업이익 5위권 기업 대부분 영업이익이 2021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SK(64.7%), 현대차(47%), 기아(42.8%), HMM(34.9%) 등의 순이었다.

당기순이익에서도 HMM은 10조854억원을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7위에서 5계단 상승했다. 현대차(7조9836억원), 기아(5조4090억원), SK(3조9662억원)가 3~5위였다.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HMM 89%, 현대차 40.2%, 삼성전자 39.5%, 기아는 19.6%였다. SK는 당기순이익이 30.5% 감소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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