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인 듯 하나인 40여 개의 추상화 연작
[김종신 기자]
"저는 제 입에서 고기를 씹을 때 홍시 맛이 났는데 어찌 홍시라 생각하느냐 하시면 그냥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 생각한 것인데…."
2003년 인기 드라마 <대장금>에서 장금이가 수랏간 최고 상궁에게 한 말입니다. 지금도 회자되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미래에 대궐 요리사가 될 어린 나인들에게 고기를 먹이면서 양념된 재료를 맞추는 장면입니다.
▲ 밀양아리랑아트센터 |
ⓒ 김종신 |
전시가 열리는 밀양아리랑아트센터는 밀양아리랑대공원 내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전시 관람을 핑계로 찾을 때면 잿밥에 더 관심이 많아 공원을 기분 좋게 산책하곤 합니다.
▲ ‘박장길 작품전 Nocturne Series’이 4월 30일까지 열리는 밀양아리랑아트센터 전시장 입구 |
ⓒ 김종신 |
기분 좋게 산책을 마치고 전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전시장 앞에는 언제나 힘 솟게 하는 조형물이 있습니다. 해가 지는 무렵이면 서녘으로 햇살을 향해 손짓하고 나아가자가 용기를 불러주는 듯합니다.
▲ ‘박장길 작품전 Nocturne Series’이 4월 30일까지 밀양아리랑아트센터 전시장에서 열린다. |
ⓒ 김종신 |
커다란 화선지에 붉게 또는 푸르게 물들인 느낌입니다. 작품들은 여럿인 듯 하나입니다. 작품명은 하나 'Nocturne Series'입니다. 연작이기 때문입니다.
▲ 4월 30일까지 밀양아리랑아트센터 전시장에서 열리는 ‘박장길 작품전 Nocturne Series’ |
ⓒ 김종신 |
어쩌면 모내기가 끝난 들판에서 벼들이 익어가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조각보는 때로는 솔바람 소리를 들려주는 듯하고 피리 소리를 전하는 기분이기도 합니다. 맘대로, 엿장수 맘대로 떠오르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지웁니다.
▲ ‘박장길 작품전 Nocturne Series’이 4월 30일까지 밀양아리랑아트센터 전시장에서 열린다. |
ⓒ 김종신 |
▲ ‘박장길 작품전 Nocturne Series’이 4월 30일까지 열리는 밀양아리랑아트센터 전시장. |
ⓒ 김종신 |
"작가가 의도하는 게 선이랑, 색이랑 그런 걸로 구성되어 형태를 알 수 없는 그림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산과 나무 또는 찾고자 하는 의미가 없지만 작가는 그 무언가를 보여주고자 하는 그림입니다."
- 전시 작품은 따로따로 봐야 하나, 아님 전체로 봐야 하나?
"지금 박장길 선생님의 작품은 전체적으로 추상 작품의 연작입니다. 작품 하나하나에 다른 의미가 있는 게 아니고 여기 40여 점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 작품은 거의 한 가지의 이미지와 의미로 표현하고자 하셨습니다."
- 작가가 어떤 이미지를 우리에게 남겨주려고 한 것인가?
"우리가 밤에 듣는 야상곡 음악(NOCTURNE)에 본인이 추구하고자 하는 색감이랑 블루랑 화이트, 옐로우, 레드 이런 걸 가미해서 어떠한 조각을 짜 맞추고 싶어 했습니다."
- 작품들은 모두 물감에 톱밥을 섞었다고 하는데?
"아크릴 물감에 톱밥을 아주 가늘게 개서 넣었습니다. 일부러 거칠게 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우리 전통한지를 보는 것 같은 질감을 표현하고자 하셨습니다. 어린 시절의 작가가 부친이랑 문 종이를 바르던 그 추억을, 한지의 느낌이 오랫동안 본인의 잔상에 남아 있어 그걸 표현한 셈입니다."
- 추상화 감상 팁이 있는가?
"추상화 감상은 이 작품이 이렇다 저렇다 가이드라인을 전할 수 없습니다. 우리 마음속에 느껴서 저장하는 게 좋은 감상이라고 생각합니다. 100명이 감상한다고 해도 다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 작품이 많이 걸렸지만 떨어져 있으면 한 작품 감상하고 다음 작품으로 가는 동안 생각을, 되새김질하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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