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터뷰] 두현석 "이정효 축구 소화하면 쑥쑥 성장… 올해 태극마크가 목표"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광주FC 원클럽맨 두현석은 프로 입문 당시 '두게로'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세르히오 아구에로처럼 딴딴한 체형의 공격수라는 뜻이었다. 이정효 감독을 만난 뒤로는 공격수도 아니고, 아구에로 체형도 아닌 선수로 바뀌었다. 팀과 더불어 두현석도 성장했다. 수비수가 됐는데 공격 포인트는 늘었다.
광주가 K리그1에서 4승 3무로 5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K리그2를 평정했던 이 감독의 축구는 1부에서도 통한다. 16일 대구FC 원정에서 3골을 몰아친 뒤 3실점을 내주고, 극적인 결승골로 4-3 승리를 거뒀다. 극적인 승리에도 불구하고 경기력에 불만이 가득했던 이 감독의 표정은 이 팀에 대한 관심을 더 키웠다.
현재 3도움으로 K리그1 도움 공동 2위에 올라 있는 두현석과 18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두현석은 2018년 광주에 입단해 6년째 뛰고 있는 선수다. 박진섭 전 감독에 이어 이 감독까지, 전술가들이 유독 선호하는 선수다. 전술 이해도가 높고, 팀 플레이에 성실하게 임한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이 감독과 만나서 두현석이 가장 먼저 겪은 건 몸의 변화였다. "이정효 감독님이 오시기 직전, 2020년과 2021년에 부상으로 엄청 고생했어요. 발목에 뼛조각도 있었고. 그런데 그 이유를 작년에 찾았어요. 감독님 부임하시고 김경도 피지컬 코치님과 함께 제 체지방을 측정하시더니 그러시더라고요. '너 이제까지 이런 몸으로 축구했어? 12%까지 줄여.' 그동안 땅땅한 체격이라고 생각했던 게 사실 체중관리가 안된 몸이었던 거예요." 두현석은 2021년 단 8경기에 출장했는데, 과학적인 관리를 받기 시작한 지난 시즌 개인 최다인 36경기를 소화할 수 있었다.
전술적으로도 큰 변화가 있었다. 두현석은 원래 공격수였다. 그런데 지난해 스리백 옆에 서는 윙백으로 변신했고, 이번 시즌은 포백의 오른쪽 풀백으로 뛴다. 지난해 K리그2 최고 측면 수비수로 선정된 뒤 수상소감으로 "반쪽짜리 선수였던 저를 이렇게 만들어주신 이정효 감독님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고백을 했다.
"공격수 시절에는 골에 대한 욕심 때문에 슛을 난사했어요. 그때 박진섭 감독님이 '골보다 도움을 올리는 네 모습이 더 좋다'고 하셨고, 팀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조금씩 생겼어요. 지금은 골보다 어시스트가 더 기분 좋아요. 동료와 나까지 두 명이 기분 좋아지는 일이니까요. 작년에는 헤이스(현 제주)가 제 어시스트 받으면 밥을 샀어요. 용돈을 주겠다고까지 했고요. 실제로 주진 않았지만."
그래서 대구 상대로 기록한 도움 두 개는 의미가 더 각별했다. 두현석의 패스를 산드로와 허율이 각각 골로 연결했는데, 두 공격수의 시즌 마수걸이였다. "너무 행복합니다. 산드로가 골 넣고 안아주면서 포르투갈어로 뭐라 했는데 발 모르겠고요. 율이도 골이 안 들어가서 플레이가 소극적으로 될까봐 걱정했는데 그 두명에게 도움을 줘서 너무 좋아요."
두현석은 공격수로서 자신의 경쟁력을 증명하지 못하고 보직이 바뀌어서 아쉽다고 했지만, 오히려 포지션이 내려갈수록 공격 포인트는 증가하고 있다. 공격수 시절 시즌 최고 기록이 3골 4도움이었고, 작년에는 윙백으로서 4골 2도움을 기록했다. 올해는 포지션이 더 후퇴했는데도 7경기 만에 3도움을 올렸다.
팀 플레이를 잘 소화하기만 하면 공격수든 수비수든 공격 포인트를 올릴 수 있는 것이 광주 축구다. 두현석의 3도움에는 특정한 패턴도 없다.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크로스, 직접 상대 진영으로 드리블한 뒤 제공한 스루 패스, 측면에서의 얼리 크로스 등 제각각이었다. "저희는 포지션이 없어요. 다른 위치로 가면 그 자리에서 바로 수비를 해야 하고, 모든 포지션의 전술 이해를 다 해야 되죠. 대구전에서 제가 직접 드리블한 뒤 산드로에게 준 패스도 그 상황에서 해야 하는 플레이를 한 거예요. 상황별로 해야 하는 플레이를 감독님이 계속 정해주시거든요."
두현석은 스스로 "감독님 축구를 50%도 채 못 소화한다"고 말하지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수제자나 다름없다. "감독님에게 가장 칭찬 받았을 때요? 전술을 어느 정도 이해해서 동료들에게 설명해줬을 때죠. 감독님이 '어린 선수들이 빨리 적응하게 도와줘서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이 좋았어요."
반대로 질책을 받은 경험을 묻자, 두현석은 너무 많다면서 무수한 후보를 검토하더니 한 일화를 공개했다. "훈련할 때 (엄)지성이가 드리블하는데 제가 감독님께서 하지 말라고 하신 수비 행동을 했어요. 그 훈련 끝날 때 감독님이 '야 두현석'이라시더니 바로 '야 개현석'으로 바꾸시더라고요. 그 말만 듣고도 딱 알았어요. 왜 저 말이 나왔는지." 말은 거칠지만,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들을 정도로 이 감독의 전술을 잘 숙지했다는 뜻도 된다.
두현석은 광주의 영입비밀을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수준 높은 전술을 소화하는 것이 자신의 실력을 계속 향상시키고 있다는 점은 이야기할 수 있었다. "이정효 감독님의 기대치는 너무 높아요. 그 기대를 따라가려고 노력하면서 레벨업을 반복하고 있는데, 늘다가도 가끔 막힐 때가 있어요. 훈련 하다가 뇌정지가 많이 와요. 저희끼리 쓰는 표현이 있어요. 축구가 진짜 쉬운데 너무 어렵다. 너무 어려워서 재밌다, 라고요."
계속 성장하는 두현석은 자신감에 차 있다. "저희 팀 목표는 여러 번 이야기된 것처럼 우승이고요. 개인적인 목표를 물으신다면, 대표팀입니다. 올해 안에 태극 마크를 달고 싶어요. 자신감은 있습니다. 감독님마다 스타일이라는 게 있으니 클린스만 감독님이 저를 좋아하실지는 모르지만요. 전 하던대로 하면서 대표팀에 갈 자격을 보여드리고, 그 뒤는 운에 맡기려 합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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