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실패·폐업 알고보면 내 탓”...‘왜 내 사업만 어려울까?’ 출간한 유주현 대표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2023. 4. 1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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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현 온통PR 대표가 최근 출간한 ‘왜 내 사업만 어려울까?’ (유아이북스 제공)
성신제피자로 유명한 성신제 전 대표가 별세했다. 생전 그는 성공과 실패에 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후배 창업자들을 격려하고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실전 경험에서 비롯된 가르침이라 많은 울림을 줬다.

성 전 대표만큼은 아니지만 역시나 파산, 사업 실패 등을 극복한 사업가가 있다. 최근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책도 냈다.

24년 차 홍보 담당자이자 홍보 대행사 온통(On通)PR을 운영 중인 유주현 대표 얘기다. 우선 책 제목 ‘왜 내 사업만 어려울까? – 사장들이 알아야 할 불편한 진실’부터 예사롭지 않다.

“경영자들은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말을 실감한다. 본인 사업은 언제나 늦고 경쟁사, 다른 업종은 언제나 고공행진으로 느껴지기 때문. 대표들은 ‘일신우일신(一新又日新)’ 주문을 외며 출근하지만 회사는 거북이 아닌 ‘지렁이’ 속도다. 수많은 경영진, 대표들은 변화와 개선을 시도했지만 언제나 그 자리다. 전문가들은 많은 이유를 꼽으며 개선과 환경 변화를 주문하지만 사실 원인은 따로 있다. 경영 책임자인 대표, 사장의 문제다.”

그가 책을 쓰게 된 이유다. 책 내용도 ‘잘될 것 같지?‘ ‘직원은 이미 배신 준비 끝냈다’ ‘당신의 경험은 다 틀렸다’ 등 회사 대표들에게 시비 아닌 곧바로 주먹부터 날리는 워딩 일색이다.

그는 “누구에게 비판적인 글인 듯하지만 실은 내 얘기”라고 운을 뗐다.

이미 그는 전작 ‘망할 때 깨닫는 것들 – 창업자가 알아야 할 불편한 진실’로 베스트셀러 작가 대접을 받고 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실전편, 즉 본인의 판단과 잘못된 시선이 사업 실패와 폐업으로 이어진 겪은 자기 반성서, 여타 회사들의 잘못된 의사 결정에서 비롯된 실패 사례를 유형으로 묶어봤다고 한다.

그는 “20년 넘게 홍보 담당자로 살며 현장서 만나고 목격한 최종 결정권자, 대표들의 사례에서 잘못된 것 중 ‘최악’만 골라 책에 담았다. 더한(?) 사례도 있지만 출판사 대표의 만류로 싣지 못한 것도 있다”고 밝혔다.

출간 후 경영 서적 분야에서 반응은 나쁘지 않다. ‘사장이 알아야 할 불편한 진실’을 ‘알고 싶은’ 유튜브 경영, 경제 전문 채널에 유 대표는 출연 중이다.

유주현 대표 (온통PR 제공)
“직원들과 같이할 땐 저 역시 아무것도 이해 못하면서 언제나 ‘새로운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것이 계속되면 직원들은 부담과 압박을 받고 조직을 떠나게 됩니다.” 대표, 경영진들은 ‘나는 아니다’라고 하지만 결국 그들의 문제고 다 똑같은 실수 중이라는 것. 조직 관리만 이런 것이 아니다. 경영진들은 언제나 바쁘고 수많은 결정을 내리는 자리다.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매출과 실적 관리를 소흘히 하는 악수(惡手)까지 놓다 보면 본인처럼 폐업, 실패를 하게 된다고 말한다.

“대표들은 어제나 본인의 회사나 조직에 혁신과 변화를 주문합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목격한 대표들의 90%는 정작 본인의 혁신과 변화는 고사하고 ‘과거의 영광’에만 매달려 있는 공통점을 봤습니다.” 유 대표는 이런 것이 사업의 성공은 둘째 치고 새로운 시장에 적응 못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본인도 이를 개선 못해 실패와 폐업을 경험했다고 말한다.

실제로 많은 대표, 경영진들은 사업 초기 어려움을 극복하면 자만하고 작은 성과에 도취하게 된다. 유 대표는 잘 알려진 이른바 ‘잘나가는’ 창업자 대표들은 이렇지 않다고 말한다. 잘나가는 대표들은 ‘작은 성공 사례를 모아 큰 결과를 이끌고 있는 경영자’들이라고 말한다. 유 대표는 PR 현장서 만난 성공과 실패 기업 사례를 귀띔해준다.

한 IT 개발 업체는 중견그룹에 솔루션 제공에 성공해 2년 동안의 어려움을 해결했었다. 2년 뒤 재계약에 실패했는데 대표의 마케팅 무지와 수평적인 조직 관리라고 말하지만 직원들에게 ‘실체’ 없는 혁신만 강요했다고 한다. 이런 내부적인 악순환이 경쟁사에 뒤처지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반대로 좋은 실적을 내놓는 중소기업 사례도 꺼냈다.

“B2B, 부품 납품만 고집한 곳이 있었습니다. 시장 변화와 B2C 시장으로의 진출 필요성을 간곡히 설명하며 더 넓은 시장을 확인시켜드렸습니다” 40년 업력의 경험이 신시장 개척을 막는 역할을 한 것이다. 처음 컨설팅을 시작했을 땐 힘들었지만 이를 대표, 이사 경영진들이 이해하면서 실적, 매출 포인트가 넓어지고 있다고 한다. 대표, 이사 등 경영진이 책에서 언급한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여 이를 적극 개선하면서부터다.

유 대표는 군에서부터 시작해 2023년 현재 24년째 홍보 담당자로 살고 있다. 보통 숨기고 쉬쉬하게 마련인 자신의 실패담을 전작에 이어 또 공개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대표는 회사의 최고 결정권자로 이른바 ‘제일 윗사람’입니다. 직원들, 동료들의 실수는 개선 요구하고 지시하는 자리지만 정작 본인의 잘못된 판단은 지적받지 못하는 위험한 자리입니다.” 누군가는 기분 나쁘게라도 이런 점을 지적해야 한다는 것. 책에서는 ‘반지의 제왕 – 골룸’을 표현하고 있다. 조그만 성과, 작은 성공에 취해 그것이 ‘절대반지’가 되고 대표, 사장이 그것만 집착하는 골룸이 되면 그때부터 회사는 망하는 길로 접어든다는 것이다.

“거친 바다에서 배가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 유능한 선장은 바다 상황과 기상을 언제나 확인 합니다. 또, 각 기능별 운영 내용 원할하게 조율합니다.” 유 대표는 기업 경영을 태풍 속 선장의 역할에 비유한다. 또, 단순히 항해 과정만 말하지 않는다. 영화에서 보는 해적 선장들도 목적지에 도착하면 그동안 고생한 것을 보상하는 능수능란함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표가 잘돼야 회사도 잘된다는 것. 본인처럼 폐업과 실패를 반복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유 대표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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