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속구 전성시대, 느린 공으로 경쟁력 보여준 백정현•장민재

안희수 2023. 4. 1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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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현. 사진=삼성 라이온즈

느린 공으로도 대기록을 노릴 수 있다. 백정현(36∙삼성 라이온즈)이 보여줬다. 

백정현은 지난 1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8회 말 1사까지 22타자 연속으로 안타나 사사구를 허용하지 않았다. 리그 최초의 퍼펙트게임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조됐다. 비록 23번째 상대 타자 에디슨 러셀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하며 대기록 달성은 무산됐지만, 백정현은 이정후·김혜성·이형종 등 강타자들이 포진한 키움 타선을 압도하며 소속팀 승리(스코어 6-4)를 이끌었다. 

강속구 투구들이 각광받는 시대다. 지난 시즌 리그 평균자책점(2.11) 탈삼진(224개) 1위를 차지한 안우진은 160㎞/h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앞세워 정상급 투수로 올라섰다.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오타니 쇼헤이, 사사키 로키,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 강속구 투수들로 선발 라인업을 구축한 일본이 우승까지 차지했다. 지난 12일엔 한화 이글스 2년 차 투수 문동주가 역대 국내 투수 최고 구속(160.1㎞/h)을 기록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 시즌 백정현의 포심 패스트볼(직구) 평균 스피드는 136.3㎞/h였다. 18일 키움전 최고 구속은 138㎞/h. 백정현은 키움전을 마친 뒤 "구속에 연연했더니 힘만 들어가고 투구 목적이 불분명했다. 타깃을 만들고 제구에 더 신경 썼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키움 타자들은 130㎞/h대 느린 공 직구에도 스윙 타이밍이 늦었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볼을 던지지 않고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한 백정현의 공격적인 투구에 대처하지 못한 것. 여기에 앞선 2경기에서는 구사율이 낮았던 바깥쪽 체인지업을 우타자 상대 결정구로 구사한 전략도 통했다. 이날 백정현이 던진 직구 46개 중 스트라이크가 35개에 이를 만큼 제구도 좋았다. 

백정현은 강속구 투수들이 주목받는 추세에 대해 "그저 공이 빨라서 결과가 좋은 건 아닌 것 같다. 그 투수(안우진∙문동주)들의 로케이션이 좋고, 변화구도 예리하게 던지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백정현도 6일 대구 한화전에서는 2이닝 동안 볼넷 3개를 내주며 부진했다. 결국 정확한 제구가 좋은 투구를 만들었다. 이날(18일) 키움 선발 투수 장재영은 볼넷 5개를 남발하며 2와 3분의 1이닝 동안 6점을 내줬다. 파이어볼러로 주목받은 유망주 투수지만, 제구 난조에 잠재력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백정현이 장재영에게 좋은 본보기를 보여줬다. 

한화 입단 15년 차 우완 투수 장민재도 140㎞/h도 못 미치는 빠른 공을 갖고도 시즌 첫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82를 기록하며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직구(41.8%)와 포크볼(43.1%) 구사율이 거의 비슷한 투수.

느린 공으로도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투수들이 있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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