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귀국해 책임져라"…민주당 곳곳서, 송영길 귀국 촉구(종합)

더좋은미래 "宋 조기귀국 늦추면 엄중 조치 취해야"
의원모임, 개별 의원 등 성명 내며 귀국 촉구

더불어민주당은 19일 돈봉투 전당대회 의혹과 관련해 송영길 전 대표의 귀국을 재차 종용했다. 귀국 등에 대한 입장 표명 없이 특파원 기자간담회 일정만 공지한 송 전 대표를 상대로 '선당후사' 등을 내세우며 귀국 설득에 나선 모양새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불거진 돈봉투 사건은 그런 우리 모두의 싸움을 무력하게 만들었고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우리의 정당성마저 잃게 만들었다"면서 "송 전 대표는 민주주의를 위해 치열한 싸움도 마다하지 않던 정치인으로 기억하고 있다. 떳떳하다면 피할 이유도 믿을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억울함을 호소할 것이라면 국내 들어와 직접 해명하라는 것이다.

고 최고위원은 "돈을 주거나 받은 게 아니라면서 왜 녹취록에 그런 말들이 들어가 있는 것이냐"며 "도대체 송영기 캠프에서 어떤 일이 있었기에 거짓이라고 믿고 싶은 그런 말들이 녹음되어 있는 것인지 납득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그는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이라면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할 것이고 작은 잘못이라도 있는 것이라면 국민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갑석 민주당 최고위원도 "송 전 대표 빠른 귀국을 간곡히, 그리고 엄중하게 요청드린다"며 "책임 있는 자세로 직접 나서서 일말의 의구심도 남김없이 진실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송 전 최고위원은 ‘개인적인 일탈 행위다’, ‘나와 아무 관련 없다’, ‘귀국해서 따로 할 말이 없다’ 등 송 전 대표의 발언을 나열한 뒤 "송 전 대표의 무책임한 태도를 지켜보며 , 당원과 국민은 당혹감과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 당의 전임 대표답게, 최고 어른인 상임고문답게, 송 전 대표가 지금 있어야 할 곳은 프랑스 파리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앞"이라고 당부했다.

민주당 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 미래는 입장문을 통해 "정식으로 요청한다"며 "조기 귀국하여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라"고 요구했다. 더미래는 "당대표가 직접 국민에게 사과하고, 송 전 대표에게 조기 귀국하여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요청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귀국을 미루며 외국에서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당의 전직 대표로서, 또한 책임있는 지도자로서 매우 부적절한 태도이자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더구나 본인이 당 대표시절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의원들에 대해 탈당권고, 출당조치를 했던 전례에 비추어서도 매우 부적절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당 지도부를 상대로 "송 대표가 조기에 귀국하지 않고 이 사건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가장 강력하고 엄중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송 전 대표가 귀국 의사 등을 밝히지 않는다면 징계 등을 통해 선을 긋는 의지를 보일 것을 촉구한 것이다.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도 이날 성명을 내고 송 전 대표의 조기귀국을 요청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참담한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기회에 우리 당에 아직 구태가 남아 있다면 모두 드러내 일소하고, 완전히 새로운 당으로 다시 태어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송 전 대표는 조속히 귀국하여 사건의 실체를 밝혀달라"면서 "당대표 후보로서 당시 있었던 일들을 책임지고 확인해, 우리 당과 국민들께 알려야 한다"꼬 했다.

지도부를 상대로도 "수사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엄중한 조치를 취해달라"면서 "수사권이 없는 당 자체의 사실 규명에는 한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우리 당 스스로 진실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서도 송 전 대표의 조기귀국과 당 차원의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본인 주변에서 일어난 문제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며, 귀국을 미루는 모습은 당혹스럽기까지 하다"며 "국민과 당원 앞에서 진실을 밝히고, 사태를 수습하는 결자해지의 자세를 보여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당이 내놓을 수 있는 가장 분명하고 확실한 선제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며 "외양간을 고치는 수준이 아니라 당 전체를 리모델링하는 쇄신과 정풍의 기치를 들어야 할 때"라고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