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올해 경제성장률 1.5%도 어려운 이유

2023. 4. 19. 13:1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4월 세계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지난 1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춘 1.5%로 전망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세계 무역성장률이 지난해 2.7%에서 올해 1.7%로 낮아질 것으로 발표했다.

올해 성장률 저하는 세계 무역시장의 구조 변화에 한국 경제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1%대 저성장의 늪에 빠질 것임을 경고하는 비상벨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1.7%에서 지난 2월 1.6%로 낮춘 데 이어 4월에는 1.6%보다 소폭 떨어질 것으로 다시 수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4월 세계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지난 1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춘 1.5%로 전망했다. 8개 글로벌 투자 은행들의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1%에 불과하다.

한국은행이 2월에 1.6%로 전망한 근거는 성장률 기여도를 내수 1.3%포인트, 순수출 0.3%포인트로 추정한 데 있다. 그러나 현재 경제 흐름으로는 내수 1.3%포인트도 낙관하기 어려워 보인다. 더 심각한 문제는 순수출 0.3%포인트 추정에 있다. 지난해에는 경상수지 흑자 298억달러를 내고도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마이너스 0.1%였다. 지난 1~2월간 경상수지는 47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3월간 무역수지는 이미 224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하반기 수출이 호전돼도 경상수지 흑자 실현조차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따라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 0.3%포인트 추정은 지나친 낙관이며 올해 성장률이 1.5%에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올해 세계 수출시장의 회복세는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 S&P 세계 구매자지수(PMI)에 따르면 선진국들의 제조업은 여전히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 경제 재개방 효과도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세계 무역성장률이 지난해 2.7%에서 올해 1.7%로 낮아질 것으로 발표했다. 하반기 수출 호전 정도가 예상보다 미약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성장률이 1.5%에도 미달할 것이라는 사실보다 그 원인을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낮은 이유는 고금리로 인한 내수 침체와 경상수지의 흑자 감소 내지 적자 가능성에 있다. 특히 대중국 무역수지가 3월까지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반도체를 비롯한 대중국 수출은 가격과 물량 공히 대폭 감소했지만,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중간재는 가격이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물량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이 반도체 가격의 하락으로 인한 단기적 양상이라면 큰 문제는 아니다.

반도체 가격은 회복되겠지만 주목해야 할 사실은 우리나라와 중국 간의 무역구조에 구조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대 중국 수출의 80%를 중간재가 차지하고, 다시 그 80%가 중국 내수에 투입된다. 구조 변화의 핵심은 중국의 기술 향상으로 중간재 자급률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나라로부터의 중간재 수입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중국으로부터 중간재 수입 의존도는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한국과 중국 간의 무역구조 변화의 이면에는 지정학적 위험의 증대로 인한 세계 공급사슬의 판도 변화와 날로 치열해져 가는 기술 안보 경쟁이 작용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호전되더라도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를 보던 시대가 끝난 것은 물론 적자 기조로의 전환 가능성도 우려해야 할 단계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폭이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고 나아가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낮아질 것을 시사한다.

올해 성장률 저하는 세계 무역시장의 구조 변화에 한국 경제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1%대 저성장의 늪에 빠질 것임을 경고하는 비상벨이다.

김동원 전 고려대 초빙교수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