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횡령 의혹' 강종현, 혐의 부인…"자시법 위반 해당 안해"

빗썸 실소유주 의혹이 불거지면서 횡령 사건의 중심축으로 지목된 강종현씨(41)가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19일 오전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당우증)는 자본시장법상 사기 등 혐의를 받는 강씨, 빗썸 관계사 대표 조모씨, 관계사 직원 등 4명에 대한 두 번째 공판기일을 열었다. 강씨 등은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지난달 22일 첫 공판기일이 열렸지만 이들 모두 공소사실 인부에 대해 밝히지 않아 재판은 공전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검찰에 따르면 강씨 등은 지난해 9월까지 회사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628억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전환사채(CB) 관련 보유지분의 변동이 있었음에도 이에 대한 공시의무를 위반하거나 허위공시한 혐의도 있다. 또, 지난해 7월 비덴트가 미국 가상자산거래소 FTX와 매각 협상하는 것처럼 허위사실 유포한 후 비덴트 주식 약 340만주를 매각해 84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도 있다.

강씨 측은 법리적으로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아 무죄임을 주장했다. 변호인은 "전환사채의 사기적 보유와 관련해서는 강종현이 차명계좌를 통해 지분율을 1% 이상 변동했지만 5일 이내 공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것인데 이는 대차계약이기 때문에 공시의무(사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허위공시와 관련해서도 그 시점의 변동사실을 그대로 썼고 어떤 것도 누락하지 않았다"며 "설령 공시 위반으로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주식을 처분하고 나서 허위공시한 것이기 때문에 사기적 부정거래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강씨가 허위공시를 통해 이득을 봤다는 인과관계도 없다고도 덧붙였다.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고의성이 없었으며, 미국 FTX와의 매각 협상은 노력했지만, 매각이 되지 않았을 뿐 허위사실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횡령 혐의와 관련해서는 관계사에 자금이 출금된 사실은 인정하지만, 계약서 등에 대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강씨에게만 적용된 증거인멸 혐의와 범인도피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인멸은 인정한다"면서도 도피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지시를 한 것이 아니라 자금만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조씨와 관계사 직원 2명은 공범으로 돼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상급자의 지시를 따랐을 뿐이기 때문에 유죄가 인정된다면 방조 혐의만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조씨 측은 "관계사 대표에 있었던 것은 맞지만 실질적인 지시는 강씨에 의해 이뤄졌다"며 "조씨는 명의만 빌려줬을 뿐"이라고 전했다.

다음 기일은 오는 26일 오전 10시30분에 열릴 예정이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