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기시다에 "한일관계 진전 축하"...中에는 "국제규칙 훼손" 압박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를 만나 최근 한·일 관계 진전에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고 미국 정부가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국제 규칙을 훼손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중국이)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는 데 동참한다면 건설적으로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지난 16∼18일 일본 나가노(長野)현 가루이자와(軽井沢)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블링컨 장관은 18일 도쿄(東京)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총리와 약 25분 간 회담했다. 두 사람은 안전보장 협력과 경제 관계 등을 포함한 미·일 관계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5월 히로시마(広島)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해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과도 양자회담을 갖고 자유롭고 번영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유지하기 위한 한·미·일 3자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국무부 발표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기시다 총리와 하야시 외상에게 최근 한·일 양자 관계의 진전을 축하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G7 외교장관, 중국 전방위적 압박
이번 G7 외교장관 회의에선 중국·러시아·북한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외교장관들은 18일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고 중국을 압박했다. 성명은 또 "우리는 계속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힘이나 위력에 의한 어떠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도 강하게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의 핵무기 정책·계획·능력에 대해 투명성을 강화함으로써 안정성을 촉진할 것을 강하게 요구한다"고 했고, "신장과 티베트 인권 침해에 대한 우려", "홍콩 자치권과 자유의 계속적인 침식에 대한 우려" 등도 공동성명에 담았다.
북한에 대해서는 "북한의 행동은 지역의 안정을 해치고 국제 평화와 안전에 중대한 위협을 초래하고 있다"며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포함해 불안정화를 가져오는 도발적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모든 군대와 장비를 조건 없이 철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은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G7 외교장관들이 발표한 공동성명에 대해 "중국의 엄정한 입장과 객관적 사실을 무시하고 난폭하게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고, 악의적으로 중국을 모욕하고 먹칠했다"며 "결연한 반대"를 표명했다. 이어 회의 주최국인 일본에 '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를 의미하는 '엄정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中, 글로벌 과제 해결 동참하면 협력"
블링컨 장관은 이날 귀국 전 도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중국을 압박하는 메시지를 냈다. 그는 회견에서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관행, 국제규칙을 훼손하는 행위, 약속을 깨고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의 위험 등에 대해 중국과 솔직하게 논의할 필요에 대해 우리(G7)가 협력하고 결속을 다져야 한다는 걸 (이번 회의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린 중국이 공동의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려 노력하는 데 기여하기로 선택할 경우 건설적으로 협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것이 책임 있는 강대국들에 대해 세계가 기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이번 G7 외교장관 회의는 "북한의 위험한 탄도미사일 발사, 이란의 첨단 원심분리기 운용과 고농축우라늄 축적 등 핵 활동 확대, 러시아의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중단과 무책임한 핵 레토릭(수사), 중국의 불투명하고 빠른 핵무기 증강을 포함한 핵 위협에도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활동들은 핵 위험을 해결하려는 우리의 결의를 강화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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