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비부터 최애까지…은행 적금도 개성 경쟁

김효숙 2023. 4. 1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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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하며 저축하는 재미 제공
"게임처럼 입금" MZ세대 공략
카카오뱅크 최애적금 이미지. ⓒ카카오뱅크

은행권에서 개성 넘치는 적금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저축 액수보다 적금 상품에 재밌는 요소를 넣어 돈 모으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MZ세대를 공략하자는 취지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날 팬덤을 위해 저축과 동시에 간단하게 기록할 수 있는 연 2.0% 금리의 '최애 적금'을 출시했다. 팬덤 문화를 제대로 공략한 덕에 최애적금은 사전신청에만 40만명이 몰렸다는 게 카카오뱅크의 설명이다.


'최애'는 최고로 애정한다는 줄임말로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 쓰이는 용어다. 최애적금 역시 좋아하는 스타가 특정행동을 할 때마다 일정 금액을 저축하는 팬문화에서 착안했다. 좋아하는 가수가 SNS에 사진을 업로드하면 1000원, 예능에 출연하면 만원을 저축하듯 규칙을 정해 기록과 함께 저축하는 방식이다.


자신만의 모으기 규칙을 설정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이벤트가 발생할 때마다 버튼만 눌러 쉽고 빠르게 저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SNS에 사진 업로드'라는 규칙 내용과 함께 저축금액을 설정해놓으면 버튼을 누를 때마다 빠르게 저축할 수 있다. 적금 안에서 최애 사진으로 계좌를 꾸밀 수 있으며, 최애적금 현황을 다른사람들에게 공유할 수 있도록 템플릿이 제공되는 것도 특징이다.


최애적금은 연 2.0%의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보통예금이다. 다만 '최애적금'이라는 명칭이 붙은 이유에 대해서 김영림 카카오뱅크 시그니처캠프 서비스오너는 "팬들 사이에서 수년전부터 최애적금이라고 불리는 사용행태가 많이 보였고, 최애적금이라는 용어 또한 고유명사처럼 쓰이고 있어 이런 사용성을 그대로 옮겨오고자 했다"며 "2%라는 금리는 적금 기준으로 보면 다소 낮지만, 수시입출금통장으로보면 낮은 금리는 아니며 추가 리워드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 굴비적금 출시. ⓒ토스뱅크

토스뱅크도 지난 12일 독특한 명칭의 최고 연 5.0% 이자를 주는 '굴비 적금'을 내놨다.


토스뱅크 역시 이름과 저축방법에서 재밌는 요소를 더했다.굴비가 자린고비 이야기를 연상시켜 대표적인 절약의 상징으로 쓰이는데,올해 국내외 경기 둔화 영향에 맞춰 소액까지 알뜰히 아끼는 트렌드를 반영해 상품명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고객이 매번 계좌로 저축액을 입금할 때마다 천장 줄에 매달린 굴비가 내려와 바닥에 있는 밥상으로 조금씩 이동한다. 5번 저축하면 굴비가 밥상에 도달하고 반찬을 추가할 수 있으며, 이를 반복하면 밥상 위에 반찬들이 채워지는 형식이다. 게임하듯 재밌게 저축하고, 밥상 화면도 친구들에게 공유할 수 있다.


금리는 연 최고 5.0%로, 기본금리 연2.0%에 최대 연 3.0%포인트까지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우대금리는 중도해지 없이 6개월 만기를 유지할 경우 자동으로 적용된다. 납입한도는 매달 최대 30만원까지며, 한도 내에서 횟수 제한 없이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다.


앞서 하나은행도 지난 7일 게임하는 즐거움을 가진 '타이밍 적금'을 재출시했다. 타이밍적금은 10원부터 5000원까지 고객이 설정한 금액을 게임하듯 입금 버튼을 누르면 저축액이 입금된다. 또 누르는 횟수에 따라 우대금리도 제공된다.


가입금액은 1000원부터 50만원 이하이며, 타이밍 버튼 입금한도 최대 15만원을 포함한 월 최대 납입한도는 65만원이다. 만기는 최소 1개월부터 6개월까지이며, 금리는 기본금리 연 2.95%에 우대금리 최대 1.0%p를 더해 최대 연 3.95%까지 가능하다.


우리은행의 대표 이색 적금상품으로는 '데일리워킹 적금'이 있다. 하루 1만보를 걸으면 최고 연 11%를 제공하는 적금이다. 지난해 12월 출시해 22만명이 신청하며 인기를 끌었으며, 인기에 힘입어 지난 1월 데일리워킹 시즌2를 재출시했다.


하루 최대 적립금액 1만원, 가입기간 6개월, 기본금리 1% 등 상품 내용은 기존과 동일하다. 만보기 서비스를 통해 매일 1만보를 걷고 우리WON뱅킹 상품 페이지에서 미션 성공을 누르면 우대금리 연 10%포인트(p)가 입금 건별로 금리에 반영되는 방식이다.


은행들이 개성 넘치는 적금 상품을 내놓는 것은 소액이라도 즐겁게 돈을 모으는 MZ세대를 위한 전략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MZ세대의 경우 장기간 큰 금액을 저축하는 것보다, 단기간에 재밌게 저축하고 언제든지 다른 곳으로 옮겨타는 유동적인 특징을 보이는 만큼 이를 반영한 상품 출시를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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