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아프지만 철수”… 유엔, 여성 활동 금지 탈레반에 최후통첩

노혜진 2023. 4. 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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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이 여성의 활동을 금지하자 유엔이 "가슴 아프지만 철수할 준비가 됐다"며 마지막 경고를 했다.

아힘 슈타이너 유엔개발계획(UNDP) 사무총장은 17일(현지시간) AP통신 인터뷰에서 "유엔은 5월에 아프간에서 철수하는 '가슴 아픈' 결정을 내릴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유엔은 철수 결정으로 아프간 주민이 처한 위기와 관련한 어떤 부정적 결과도 탈레반 정권의 책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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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구 여성 직원의 출근도 금지한 탈레반
UNDP 사무총장 “현지 활동 여부 재평가하는 중”
지난 3월 탈레반에 맞서 시위하는 아프간 여성들. A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이 여성의 활동을 금지하자 유엔이 “가슴 아프지만 철수할 준비가 됐다”며 마지막 경고를 했다.

아힘 슈타이너 유엔개발계획(UNDP) 사무총장은 17일(현지시간) AP통신 인터뷰에서 “유엔은 5월에 아프간에서 철수하는 ‘가슴 아픈’ 결정을 내릴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는 여성의 사회 활동을 제한하던 탈레반이 국제기구 여성 직원에게도 출근을 금지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인터뷰에서 슈타이너 사무총장은 “유엔 전체가 그곳에서 활동할 수 있을지 재평가하는 상황에 있다”면서 “하지만 인권이라는 기본 원칙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슴이 아프다는 것 말고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며 “만약 유엔이 아프간에 없었다면 수백만명의 소년, 소녀, 아빠, 엄마가 충분한 먹을 것조차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이 현지인 여성 직원의 유엔 사무실 출근을 막자 유엔은 지난 5일부터 현지인 남녀 직원 3300여명 전원에게 다음 달 5일까지 출근하지 말 것을 통보했다.

이어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아프간 국민 지원과 규정 준수 사이에서 끔찍한 선택을 하도록 탈레반이 강요하고 있다”며 사실상 현지 철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유엔은 현재 아프간에서 여러 비정부기구(NGO)의 구호 활동을 모니터링하면서 지원하고 있다.

유엔이 현지 활동을 중단하면 최악의 경제난으로 신음하고 있는 아프간 주민의 고통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엔은 철수 결정으로 아프간 주민이 처한 위기와 관련한 어떤 부정적 결과도 탈레반 정권의 책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UNDP가 18일 발표한 2022년 아프간 보고서는 빈곤에 빠진 아프간 주민을 3400만명으로 추정했다. 이는 2020년 1500만명에서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이에 AFP 통신은 아프간의 전체 인구가 4000만명으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주민의 85%가 빈곤층이라고 전했다.

탈레반은 2021년 8월 아프간에서 미군이 철수하는 틈을 타 재집권했다.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엄격하게 적용하며 사회 곳곳에서 여성의 활동을 막아서고 있다.

노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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