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인물]英 부커상 후보 오른 '고래' 천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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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관(59) 작가가 영국 최고 권위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18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천명관의 소설 '고래'(2004)를 2023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쇼트리스트) 6편 중 하나로 발표했다.
2016년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았으며 2018년 그의 다른 소설 '흰', 지난해 정보라의 소설집 '저주토끼'가 최종 후보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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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회 "이런 소설 없었다…거부할 수 없는 매력"
고교 졸업 후 골프용품 판매, 보험 외판원 등 전전
마흔 살에 소설 처음 써, <프랭크와 나> 로 2003년 등단 프랭크와>
천명관(59) 작가가 영국 최고 권위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18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천명관의 소설 '고래'(2004)를 2023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쇼트리스트) 6편 중 하나로 발표했다. '고래'를 영어로 옮긴 김지영 번역가도 함께 명단에 올랐다.
심사위원회는 '고래'를 호명하며 "이런 소설은 없었다"며 "읽어보길 추천한다. 에너지에 휩쓸린다. 캐릭터는 비현실적이지만 있을법한 이야기다. 착한 캐릭터는 아니지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1964년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난 천명관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20대에 골프용품 판매, 보험 외판원 등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대학 진학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천명관은 2010년 3월 인터뷰에서 "고등학교 다닐 때 한 반 58명 중에 58등을 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성적이 나쁜 학생은 아니었는데, 그 당시에는 심한 무기력증에 빠져 있어, 등수를 본 이후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고 한다.
천 작가는 소설가라는 본업 이외에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도 유명하다. 시나리오 쓰는 일은 군대 시절 친하게 지낸 동기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천 작가의 군 동기는 영화 를 연출한 장동홍 감독이다. 그와 함께 1990년대 '영화인의 거리'인 서울 중구 충무로에서 영화 작업을 시작하며, 같은 작품을 썼다.
소설 은 천명관 본인이 직접 각색한 시나리오를 을 연출한 송해성 감독이 만들어 2013년 개봉하기도 했다. 천 작가는 이후 2019년 로 영화감독으로도 입봉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2020년 여름 개봉 예정이던 일정이 무기한 연기돼 2022년 3월 개봉했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시나리오 작가로 일하던 그가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은 마흔 살 때다. 동생의 권유로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 써 본 단편 소설 로 2003년 등단했고, 2004년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한 장편 소설 가 비평가와 대중들로부터 인정 받으며 유명해졌다.
이른바 '고졸 백수'로 살며, 골프가게 점원과 보험외판원으로 일한 20대, 영화감독을 지망했던 30대, 영화판을 떠나 동생의 권유로 쓰게 된 단편과 장편소설이 연달아 공모전에 당선된 인생 스토리는, 문학계는 물론 팬들 사이에서 화제였다. 이에 대해 천 작가는 2013년 4월 와 인터뷰에서 "작가라면 모름지기 러시아 귀족 집안에 태어나서 차르에 쫓겨 망명하고, 실어증 6년 정도는 앓아주고, 내전에 참전해서 집시랑 사랑에 빠지고, 그러다가 포르투갈 상선을 타고 아프리카를 떠돌고, 뭐 그 정도는 돼야지. 기껏 대학 안 나오고 보험회사 다닌 게 무슨 얘깃거리가 되나요"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천 작가를 두고 다양한 인생 역정을 거친 '시대의 이야기꾼'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 작품이 이 부문 최종 후보에 선정된 것은 네 번째다. 2016년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았으며 2018년 그의 다른 소설 '흰', 지난해 정보라의 소설집 '저주토끼'가 최종 후보까지 올랐다. 2019년 황석영의 '해질 무렵'과 지난해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은 1차 후보에 들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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