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박서린, 일본 원정에서 승전보 울릴까?
[김종수 기자]
▲ 무에타이 국가대표선발전 ?54kg급 결승전에서 이성인(사진 왼쪽)을 상대로 발차기를 성공시키는 박서린 |
ⓒ MAXFC제공 |
무에타이 국가대표 박서린(24·인천대한)이 맥스FC 대표 신분으로 해외 파견 경기에 나선다. 오는 23일 일본 센다이 아즈텍 뮤지엄에서 있을 '성역 킥복싱 여성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 결정전'이 그 무대로 상대는 현 챔피언 '마왕' 사토 마사키(44·PCK-JAPAN), 적지 않은 나이에도 특유의 노련미를 살려 경쟁력을 잃지 않고 있는 백전노장이다.
2017년 5월 21일 강남구민회관에서 개최된 'MAXFC 퍼스트리그 6' 대회를 통해 프로 파이터로 데뷔한 박서린은 세계프로무에타이킥복싱 밴텀급 챔피언, 무에타이 -54kg 국가대표 등 여러 무대를 오가며 다수의 타이틀을 획득해왔다. 현재 기량에 물이 올랐다고 평가받는 만큼 이번 성역 킥복싱 대회를 통해 해외 첫 타이틀 획득은 물론 본격적인 국제무대 활약에 불을 붙이겠다는 계획이다.
박서린은 교과서적인 파이팅 스타일을 구사한다. 스텝을 살려 치고 빠지고를 반복하다가 빈틈이 발견되거나 유효타가 들어갔다 싶으면 전진스텝을 밟고 압박을 가하는데 그 상황에서도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공격을 낸다. 자칫 무리하게 치고 들어가다 역으로 카운터를 허용하거나 상대의 속임 동작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차분하게 냉정하게 경기를 풀어 나갈 줄 알고 그러한 패턴이 몸에 배였다고 할 수 있다.
부지런히 스텝을 가져가는 유형인지라 좀처럼 코너에 몰리지 않지만 설사 갇혔다 해도 빠져나오는 능력이 좋다. 갇히기 무섭게 성급하게 빠져나가려다가 상대의 후속 압박에 다시 갇힐 수 있으니 가드를 굳건히 한 채 어느 정도 타격을 받아내면서 자연스럽게 빠져버린다. 클린치 후 돌려세워 방향을 바꾸는 기술 또한 일품이다.
2021년 12월 KING FC에서 있었던 변보경과의 여자플라이급 타이틀매치는 박서린의 성향과 스타일이 잘 드러났던 한판이었다는 평가다. 당시 박서린은 변보경의 '딥킥(무에타이식 앞 밀어차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둘은 펀치와 킥을 주고받으며 시종일관 팽팽하게 경기를 펼쳐나갔는데 타이밍이나 흐름을 읽고 플레이하는 면에서는 박서린이 나아보였다.
하지만 변보경은 주무기인 딥킥을 통해 자신 쪽으로 분위기를 끌고 갔다. 조금만 거리가 생겼다 하면 지체없이 딥킥을 찼는데 숙련도 및 활용도가 매우 좋았다. 딥킥 자체가 큰 충격을 주지는 않았으나 일단 가드를 해도 코너까지 밀려나거나 넘어지기 일쑤인지라 박서린 입장에서는 상당히 난감했다.
▲ 무에타이 국가대표 박서린 |
ⓒ MAXFC제공 |
어지간한 선수 같았으면 거기서 말려버릴 수도 있었으나 박서린은 냉정했다.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아도 최대한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채 펀치와 킥 등으로 반격을 멈추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 변보경의 딥킥이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되었음에도 일방적인 흐름으로 경기가 펼쳐지지 않은 이유다.
4라운드 이후에는 박서린도 차차 적응해나갔다. 딥킥이 나올 듯한 타이밍에서 먼저 공격을 내서 흐름을 끊어먹는가 하면 정면으로 들어가지 않고 사이드로 돌면서 최대한 킥을 얻어맞는 횟수를 줄여나갔다. 들어갈 듯 하다가 뒤로 빠져버리는 식으로 딥킥을 피해내는가 하면 이후 코너로 몰아 펀치 연타를 성공시키는 듯 점점 대응법이 좋아졌다.
결과적으로 패하기는 했지만 위기관리능력이나 경기적응력 등 박서린의 멘탈적인 부분에 대한 칭찬의 목소리도 높았다. 적어도 해당 경기에서는 깨트리기 어려웠던 공격을 5라운드 내내 허용하면서도 본인의 페이스를 잃지 않았다는 점은 승자인 변보경 못지않게 박서린 또한 물건이다는 것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이른 나이부터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간 박서린은 현재 기술적인 발전은 물론 노련미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얼마전 있었던 무에타이 국가대표선발전 -54kg급 결승전에서는 이성인(거제 챔피언짐)을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초반 바디블로우가 잘 먹히자 상대의 바디공격이 허술한 것을 파악하고 펀치는 물론 빰클린 후 니킥 등으로 집요하게 빈틈을 공략하며 승리를 가져갔다.
이번 일본 파견에 대해 박서린은 "첫 해외대회를 타이틀전으로 뛰게 되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회를 만들어주신 MAXFC측과 길태현 관장님께 감사드린다. 타이틀전이라는 점에서 부담이 크지만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를 거둬 꼭 타이틀을 따내고 싶다. 좋은 기회를 디딤돌 삼아 세계적인 선수로 치고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파견을 주선한 MAXFC 이용복 대표는 "박서린은 오랫동안 입식격투기계에서 활약했으며 일관되고 꾸준하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현재 해외의 많은 단체에서 선수 교류 및 대회사 제휴 문의와 관련된 러브콜이 오고 있는데 박서린이 그 선봉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강한 상대와의 대전이지만 늘 그래왔듯이 냉정하고 영리한 플레이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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